[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경기도의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 사업(K-parts, 이하 케이파츠)이 시작도 못해보고 좌초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업은 소비자에게 저렴하고 품질이 보장된 부품을 제공하여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목표로 시작되었다.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 경쟁력 강화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시작부터 여러 문제점에 직면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 5억 예산 확보되지 못해 시작부터 난항
케이파츠 사업은 과거 한국 GM 철수로 납품처를 잃은 전북도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사업이었다. 경기도는 이 사업에서 홍보와 판매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경기도와 전라북도는 ‘케이파츠’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고,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송하진 전라북도 지사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부터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었다.
첫째, 소비자와 시장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도는 온·오프라인 판로 확보에 주력했으나, 여전히 시장에서의 신뢰와 인식이 부족하여 기대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해당 사업이 대기업의 OEM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판단하에 보이지 않는 압박이 있었고, 기업의 시장 장악력이 자동차 인증 대체 부품 사업을 영위하려는 중소기업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라는 지적도 있었다.
둘째,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과 기존의 부품 사용 습관을 바꾸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대체부품의 가격 경쟁력과 품질 보증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OEM 부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경기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들을 해봤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오랜기간 뿌리깊게 자리잡은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이 필요했지만, 관련 예산이 거의 배정되지 않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본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기도의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 사업은 좋은 취지와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나, 현실적인 시장 반응과 대기업의 보이지 않는 압력, 소비자 인식 부족, 예산 미편성 등 여러 어려움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 자동차 부품업체 살리지 않으면 도 경제 무너질 상황
경기도와 달리 경북도는 해당 사업을 성공시켜야만 했다. 2014년 한국GM이 떠난 뒤 남겨진 생산공장, 부품 회사들을 살리지 못하면 이들과 연계되어 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던 소규모 자영업자들까지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이에 따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255억 5천만 원의 예산(국비 75억 포함)을 투입했고, 작년 기준 총 68개사가 대체부품 생산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차주들은 생산이 중단된 OEM 부품을 대체부품으로 쉽게 수리할 수 있다.
경기도와 전북도의 온도 차이에서 빚어진 이번 사업의 대조적인 결과는 자동차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있어서 '의도가 좋더라도 서로의 온도차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는 우리나라 행정의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홍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