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 기점으로 현재까지 지속적인 우상향
HMM 실적에는 호재, 기업가치 오르면 재매각은 더 어렵다는 전망도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최근 국제 해상운임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HMM 재매각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상운임 상승으로 HMM의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만, 기업가치 상승이 오히려 재매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기준 전주 대비 140.1포인트 상승한 3184.87을 기록했다.
SCFI는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수준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난달 24일 1년 8개월 만에 2700포인트를 넘어섰고, 31일에는 3000포인트를 돌파해 2주 연속 3000포인트대를 기록했다.
SCFI 지수의 변동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를 보면, 지난 4월 19일 기록한 1769.54포인트를 기점으로 현재까지 급상승하는 추세다.
해상 운임이 상승하는 이유는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인해 홍해가 막히는 이른바 ‘홍해 사태’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예멘의 후티 반군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 운하에서 선박을 공격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채택했다.
이러한 홍해 사태 특수로 우리나라 대표 선사인 HMM은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3299억원, 영업이익 4070억원을 기록해 글로벌 해운사 중에서도 상위 수준의 실적을 냈다.
업계에서는 홍해 사태의 영향이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돼 해상운임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올해 HMM의 영업이익이 2조1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 호재가 HMM의 재매각에 있어서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HMM의 기업 가치가 오르면 오를수록 인수하려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채권단의 영구채 전환에 홍해 사태 특수가 겹쳐서 재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HMM은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를 받아오다가 7년 만에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지난 2월 하림그룹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매각 작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HMM은 채권단 관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채권단인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이 1000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의 지분율이 상승해 HMM 매각이 더 어려워졌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의 합산 지분율은 57.88%에서 59.1%로 상승할 예정이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