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인증 통해 수출 기회 잡아야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이슬람권의 명절이라고 하면 '라마단'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사실 라마단 외에는 우리나라에서 인지도 있는 이슬람 명절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슬람권 공략에 앞서 라마단만 의식한다면 절반은 놓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달 열릴 예정인 '에이드 알 아드하'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명절이기 때문이다.
에이드 알 아드하는 이슬람력으로 12월 10일부터 3일 동안 열리는데 이슬람에서 가장 성대한 명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해당 축제 기간 무슬림들은 양, 소, 낙타, 염소 등의 가축들을 종교적 의미를 담아 제물로 바친다. 명절 기간엔 살아있는 양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몰려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때문에 명절 기간 큰 규모로 소비가 이뤄진다. 한 가장의 월급 전체가 명절을 위해서만 오로지 쓰여질 정도다. 특히 식음료를 구매하는 데 무슬림들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나라 식품기업들에겐 에이드 알 아드하 기간 자사의 제품을 소개할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이번 에이드 알 아드하는 한식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무대라고도 볼 수 있다. 라면, 과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품들이 이번 명절에 무슬림들의 밥상에 오를 가능성이 열려 있다.
더불어 축산기업들에게도 큰 기회다. 한우 등 우리나라 육류를 대규모로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명절 기간 이슬람권에선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축산물의 양이 한계가 있는 탓에 수입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집트의 경우 지난해 치솟는 육류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17만마리의 소와 양을 수입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나라 축산물의 할랄 인증 사례는 아직까진 미미한 탓에 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 정부는 처음으로 할랄 한우 수출계약을 말레이시아와 체결했지만 그 이후론 할랄 축산물 수출이 미진한 상황이다.
모로코 엘자디다의 A(62)씨는 "에이드 알 아드하 기간을 위해 빠르면 한 달 전부터 살아있는 가축을 구입하기도 하는데 명절이 임박하면 축산물뿐만 아니라 인기있는 식품이 대부분 마트에서 동날 정도"라면서 "한국은 깨끗하다는 인식이 있어 할랄 인증을 받은 한국 식품을 찾아볼 수 있다면 이번 명절에 시도해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