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서구권 은행 위협할 가능성 존재
전 세계가 고금리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모로코엔 대출이자가 없는 은행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이슬람 은행이다. 이슬람권 전역에 퍼져 있는 이슬람 은행은 고객에게 돈을 빌려줄 때 이자를 받지 않는다. 이자를 받는 일은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간통보다 36배나 나쁜 죄로 간주된다. 물론 예금을 통한 이자 역시 고객에게 주지 않는다.
이슬람 은행은 처음 성지 순례를 준비하는 저축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런데 예금액이 금세 불어나면서 모인 자금을 바탕으로 투자와 수익 사업을 시작했다. 고객에게 대출이자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 대신 투자 사업으로 사업을 영위하게 된 것이다. 이슬람 율법을 지키면서도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착한 사업모델을 구축한 셈이다.
이슬람 은행은 고객에게 주택구입 자금을 장기간 빌려주는 경우 집을 사서 빌려주고 집세를 받는 형식을 택했다. 글로벌 금융 전문가들은 이런 형식을 취한 이슬람 은행 규모가 적게는 2000억달러에서 많게는 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전문가들은 이슬람 은행이 해마다 10% 가량 성장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슬람 은행은 향후에도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람 율법에 입각해 조성된 펀드를 통해 다양한 사업에 투자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에미레이트 항공은 이슬람 은행을 통해 큰 규모로 자금을 조달한 항공사다. 다만 이슬람 은행은 도박이나 술, 포르노 같은 비윤리적인 사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슬람 은행은 2022년 기준 전세계 인구 4명 중 1명을 차지하고 있는 이슬람 인구를 모두 포섭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업계는 특히 중동에 있는 오일머니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다면 이슬람 은행이 순식간에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바라본다. 전통적인 글로벌 은행들 역시 오일머니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슬람 은행과의 협업을 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슬람 은행은 이자이익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없는 탓에 처음엔 성장의 한계가 뚜렷해 보였지만 현재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면서 "전 세계 인구 비중에서 무슬림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이슬람 은행이 전통적인 서구권 은행을 위협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