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어 AI 칩 둘러싼 테크 업계 경쟁 고조 시사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테슬라(Tesla), 스페이스 X, SNS 사이트 X(옛 트위터)를 세계적인 인공지능 및 로보틱스 분야 선두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엔비디아(Nvidia)의 고가 첨단 AI 프로세서 칩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미국의 금융 및 투자 정보 뉴스 매체인 CNBC가 6월 4일 오전(미국 서부 현지시간 기준)에 보도했다.
지난 4월 24일, 머스크 CEO는 2024년 1분기 전기차 매출 실적 부진(전년 대비 12% 감소)을 보고하면서 오는 2025년 상반기 중으로 보다 저렴한 보급형 테슬라 신형 모델을 출시할 계획임을 밝혀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를 12% 상승세로 되돌린 바 있다.
당시 2024년 1분기 손익분기 보고서를 발표함과 동시에 그는 테슬라 전기차용 추론 AI와 AI 훈련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 올 2024년 연말까지 엔비디아가 생산하는 플래그십 AI 칩 ‚H100‘ 3만 5,000~8만 5,000 단위를 구입할 것이며, H100 칩 구매에 필요한 자금 미화 100억 달러(우리 돈 약 13조 7천여 억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CNBC 뉴스는 올봄부터 엔비디아 상급 직원들 사이에서 공유돼 온 테슬라와 엔비디아 간 오간 이메일들의 내용을 인용하고, 머스크 CEO가 일전 테슬라에 할당하기로 했던 엔비디아 H100 칩 주문량의 상당분(1월~6월 중 공급받기로 계약됐던 12,000 단위 칩)을 X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그의 새 AI 스타트업인 xAI용으로 공급을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테슬라로 출하되기로 돼있던 엔비디어 칩이 사실상 머스크의 개인 소유 기업인 X로 공급 변경된 것이다.
이로 해서 머스크는 테슬라 전기차가 수개월 분에 걸쳐 엔비디어에 지불하기로 한 약 5억 달러(우리 돈 약 6,900억 원)에 상당하는 칩 구매액을 X 대신 납부해 주는 형색이 돼 테슬라가 계획해둔 자율주행차 개발 및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요한 슈퍼컴퓨터 칩 생산 스케줄이 뒤로 밀리게 될 것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더 나아가서 머스크가 2025년 초까지 저가 보급형 테슬라 신차 출시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이다.
게다가 최근 연이은 테슬라 텍사스 기가 팩토리 생산공장 정리해고에 다른 인력 감축도 생산 일정 지연에 한층 더 기여할 것으로 보여 추후 머스크 CEO와 테슬라 주주들 사이의 이해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가 돌고 있다.
문제는 머스크가 테슬라의 비상근(非常勤) 최고경영자라는 점인 데다 그가 지난 2022년 440억 달러(우리 돈 약 60조 원)에 인수한 소셜네트워크 플랫폼 X과 작년인 2023년에 새로 창업한 xAI 인공지능 스타트업은 머스크 개인 소유 기업이라는 점이다.
CNBC에 따르면, X와 xAI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매우 긴밀하게 연결된 두 기업으로, xAI는 X 데이터 센터가 보유한 일부 데이터를 사용해 인공지능 언어 모형 훈련 및 추론 업무를 수행해 테슬라가 자체 개발 중인 ‚그록(Grok)‘ 챗봇에 응용될 계획이다. 그록 챗봇은 본래 트루스 GPT(Truth GPT)로 불렸던 오픈AI의 챗GPT 생성 AI 서비스 대항마다.
최근 테슬라 주주들은 테슬라 전기차 모델들의 구형화와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 과열에 따른 매출 감소에 우려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머스크 CEO의 AI 소프트웨어 및 자유주행 로보택시 사업 가속화 전략 변화 행보를 조심스럽게 관망하고 있다.
머스크는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와의 칩 수요 경쟁 속에서 AI에 적화된 엔비디아 GPU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압력을 받고 있다. 반사적으로, 엔비디어는 5월 말 수익결산보고에서 200% 매출 증가를 보고한 바 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