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보고서 "1분기 국내 신조선 수주 상황, 올해 내내 유지되긴 어려워"
LNG 해운시황 하락, 컨테이너선의 과잉 선복량 우려 등으로 LNG선·컨테이너선 신규 발주 감소 예상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를 필두로 한 조선업계가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같은 호실적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간한 ‘해운·조선업 2024년 1분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올해 1분기 국내 신조선 수주는 매우 양호한 양상을 보였으나 이러한 상황이 올해 내내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올해 1분기 호실적이 카타르발 LNG선 계약이 같은 기간에 몰린 특수한 상황 덕분이고, 이러한 특수 여건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양 수석연구원은 “1분기 국내 신조선 수주는 카타르 2차 발주 LNG선 물량을 기반으로 매우 양호한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으나 LNG 해운시황의 하락으로 LNG선 신규발주는 카타르 발주 종료 후 일부 개발프로젝트 관련 물량 외에 많은 물량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컨테이너선 해운시장에서는 과잉 선복량 우려가 작용해 해당 선종의 신규 발주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이어지는 수주 발표에 따른 호실적으로 20여년 전 초호황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조선 3사 중 하나인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이르면 이달 내에 올해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일 아프리카 선사로부터 LNG 운반선 2척을 7334억원에 수주하며 올해 들어 총 96척(해양설비 1기 포함), 111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연간 수주 목표(135억달러) 달성률은 82.2%로, 목표 달성까지 남은 금액은 24억달러 정도다.
업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들어 한달 평균 28억달러어치를 수주한 것을 고려했을 때, 이달 연간 목표를 넘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다른 조선사들도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에서는 “1분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호조로 조선산업에 과도한 기대감이 사회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나 산업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며 “국내 조선산업이 경쟁력과 규모를 유지하고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건재하기 위한 노력이 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의 생산능력으로 인해 중국을 점유율에서 능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한국이 LNG선 시장과 세계적인 탈탄소화 움직임에 기인한 신선종 시장 등을 착실히 공략해 필요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양 수석연구원은 “중국과의 순위 다툼보다는 경쟁력 우위와 시장에서의 높은 신뢰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수주선종의 다양화, 인력난 극복과 생산시스템 안정화, 어려움에 대비한 자산 축적, 일관되고 전략적인 관점에서의 장기적 산업지원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