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비롯 금융지주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시급한데...홍콩 ELS 등 잇딴 악재에 M&A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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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비롯 금융지주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시급한데...홍콩 ELS 등 잇딴 악재에 M&A '개점휴업'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4.0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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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들 작년 실적 전년 대비 후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시급한 곳 많아
증권사, 보험사 M&A 매물 다수 올라와
홍콩 ELS 배상금, 높은 몸값이 방해요인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작년 실적 둔화를 겪은 금융지주들이 몸집을 키워 반등에 나서기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 관심을 쏟고 있다. 현재 시장에는 금융지주들이 탐낼 만한 증권사와 보험사 매물들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홍콩 ELS 손실로 인해 은행권이 거액의 배상금을 내야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자금여력이 부족한 금융지주들이 올해는 M&A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 강화는 물론 중요하나 당장 지주사 생존 차원에서 시급한 건 아니다"라며 "악재가 있다면 먼저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이를 해소하고 후일을 도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NH농협금융을 제외한 지주사들이 작년 실적 면에서 전년 대비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작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7조2025억원으로 나타나 전년 17조5094억원 대비 1.75%(3069억원) 줄었다.

금융지주 별로 살펴보면, 2022년 리딩금융 왕좌를 차지했던 신한금융이 작년엔 4조36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4조6656억원 대비 6.4%(2976억원) 후퇴한 것이다. 하나금융 또한 작년 3조45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3조5706억원과 견줘 3.3%(1190억원) 줄었다. 우리금융 역시 2023년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 3조1417억원 대비 19.9%(6250억원) 감소했다. 

이에 올해 실적 반등을 꾀하기 위해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을 필두로 금융지주들이 M&A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모습이다. KB금융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비은행 부문이 다소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실적 성장을 이룩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금융지주들 입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들이 M&A 시장에 다수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한국증권금융이 51% 가량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우리금융만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에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시작으로 중대형 증권사 매물을 추가로 물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롯데손해보험]
[사진=롯데손해보험]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 금융지주 입장에서 보험사 또한 좋은 매물이다. 롯데손해보험 매각 주간사인 JP모건은 조만간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잠정 매수자들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발송할 예정이다. 또 지난 3월 12일 MG손해보험 관리인인 예금보험공사 역시 MG손보 매각공고를 내기도 했다. 이외에 최근 하나금융이 인수하려다 도중에 포기했던 KDB생명과 ABL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알짜 매물들이 아직 시장에 올라와 있다. 

그러나 올해 금융지주들이 M&A에 생각보다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기업 증가로 금융지주들은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 '역대급' 충당금을 쌓고 있다. 게다가 홍콩 ELS 사태가 은행권을 직격함에 따라 금융지주 계열사인 은행들이 투자자들에 조단위 배상을 해야 할 처지다. 한 마디로 자금여력이 부족해 올해는 '개점휴업'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실제로 작년 5대 금융지주가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11조94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5조8853억원과 견줘 무려 88.5%(5조2096억원) 증가했다. 또 은행권이 투자자들에 약 2조원이 넘는 배상금을 지불해야 할 예정인데 이 또한 1분기와 2분기 실적에 충당금 형식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매물들의 몸값이 비싸다는 점도 금융지주들이 M&A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가령,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최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몸값이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홍콩 ELS 리스크가 해소되고, 매물들의 가격 거품이 꺼지는 내년 즈음에야 금융지주들이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비은행 강화가 시급한 금융지주들의 경우 실무자 선에서 매물로 올라오는 모든 곳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올해 악재가 많아 실제 M&A가 이뤄지는 경우는 예년에 비해 적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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