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임금을 평균 5.1% 인상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노동조합 측에서는 이는 노조 합의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 반발해 향후 사내 노조와의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국삼성노동조합(전삼노)은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쟁의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고 모바일 ・가전 사업부를 담당하는 DX부문이 소속된 DX노조는 사측을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에 나설 예정이다.

3일 전삼노 측은 성명을 통해 일방적인 인상 임금에 항의하고자 노조 집행부가 대표이사와 부사장을 찾아갔으나 대화를 거절당했고 이후 대치상황에서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하려는 노조위원장이 인사팀 직원과의 실갱이로 인해 부상을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9일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전자 임금인상률의 경우 4.1%였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으로 인해 전 사업영역에 걸쳐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직원 사기 진작 등을 감안해 5%대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에 전삼노는 성명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노조와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소통에 임하겠다는 언급했지만 이같은 일반적인 통보에 분노와 반대의 입장을 표한다”라고 언급했다.

전삼노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가입자 수는 2만4066명으로 전체 직원인 12만 4000명의 19% 수준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전삼노 측에 주장하는 사측과 노사협의회가 노조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임금 인상을 결정했다는 지적은 사실상 현행법 사내 구성원 과반이 가입한 노조가 없을 경우 노사협의회의 임금 조정 협의는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두고 이견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노사협의회는 규정한 합법적 기구이고 근로자들이 직접 선출한 위원들이 참여한다. 해당 법률에서는 전체 직원 과반으로 구성된 노조가 없을 경우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조정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계부처인 고용노동부도 일전에 '노조가 없거나 소수 노조일 경우 비조합원의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비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것이 근로자 보호차원에서 위법하지 않다'는 행정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같은 전삼노의 행보를 두고 삼성전자 밖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지만 내부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최근 전삼노에 가입한 삼성전자의 한 재직자는 “밖에서는 ‘연봉 상위 1%가 배가 불렀다’ 뭐라고 해도 그건 남의 이야기니까 하는 소리”라면서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보니 직원들끼리 사기도 떨어지고 일할 맛이 안난다”라고 토로했다.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하는 DX노조의 경우 지난 1일 통상임금 재산정 요구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DX노조의 경우 지난 2월 출범한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산하의 노동조합으로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은 계열사별 상황이 임금교섭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각사 노조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DX 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가 참여한 상태다.

한편, 전삼노는 3일부터 노조를 가입하지 않은 구성원 등을 대상으로 투쟁홍보활동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수원, 화성 사업장 등 점심시간 주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피켓 등을 통해 홍보한다는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