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건조기 부피 부담"
"Smart Forward" 연결성
삼성전자가 세탁기·건조기 일체형 모델인 '비스포크 AI 콤보'의 개발배경을 공개했다.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일체형 모델 개발에 착수했고, 기초 기술 개발에만 1년 넘게 걸렸다는 후문이다. 발빠르게 통합형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으면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무형 DA사업부 부사장은 "시장조사 결과 콤보 모델을 희망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기술적 한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그렇다고 해서 '이 정도면 돼'라는 식으로 제품을 내놓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성능과 사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수많은 부품 조합을 1년여 넘게 했다"라고 말했다.
건조기능에 있어 차별화 지점은 삼성전자만의 히트펌프 기술이다. 주변 온도가 낮아지면 히트펌프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대비한 것이다. 이 부사장은 "흔히 세탁기가 설치되는 베란다 온도가 겨울에는 5~10도 정도다. 보통 외기 온도가 5도 떨어지면 에너지효율이 30%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이에 히트펌프와 히트를 동시에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더욱 높였다"라고 말했다.
세탁기 전면에 부착된 대형 스크린은 삼성전자 가전의 비전을 대표한다. '스크린 에브리웨어'와 '스마트 포워드'는 삼성전자의 가전이 가진 연결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삼성 가전은 TV든 세탁기든 모두 타이젠OS를 사용한다. 여러 제품이 연동됐을 때의 연결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TV에서 보던 드라마를 세탁실에서 끊김 없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포워드'를 설명하며 이 부사장은 "'오늘 제품 다르고 내일 제품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새로운 기능이 나올 때마다 바로 무선으로 업데이트함으로써 언제나 새로워지는 가전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향하는 연결성은 각 가전에 숨어 있는 고성능칩셋 덕이다. 이 부사장은 "원래는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제트 봇 청소기에 가장 고성능칩을 썼다"며 "타제품에도 고성능칩이 확산되면서 모든 제품들의 수준이 올라갈 것이다. LLM도 삼성전자에서 개발하는 중으로, 업데이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 관심도 뜨겁다. 판매 나흘 전 받은 사전알림신청이 1만 건에 판매 3일 째에 이미 1000대 넘게 배송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상에는 비스포크 AI 콤보를 받아 본 소비자들의 실사용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이 '너무 편하다'는 평가다. 한 소비자는 "무조건 사라. 삶의 질이 급상승한다"라고도 말했다.
경쟁사의 비슷한 상품과의 가격비교에 대해서 이 부사장은 '적당한 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비스포크 AI 콤보 가격이 적은 가격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타사가 어떤 가격을 책정했는가와는 무관하다. 기존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별도로 구매하는 방식에 어느정도 맞추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적절한 선에서 책정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합리적인 가격의 일체형 모델을 재빨리 내놓으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국내의 건조기 보급률이 낫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이 부사장도 "시장 전체로 봤을 때 건조기 보급률이 30%밖에 안 된다. 이유는 커다란 세탁기와 건조기 둘 다를 놓기 힘든 것"이라며 "비스포크 AI 콤보가 건조기 보급률을 늘리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