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을 출시했다. 해당 청약통장으로 당첨 시 2%대 저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분양가의 8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부동산 시장 내 청년층의 거래가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는 국토부와 달리, 청년층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2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은 현행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보다 가입요건이 완화된 것으로 확인된다.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은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면 가입 가능하다.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이 연소득 3600만원, 무주택자 세대주여야 가입 가능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입 요건이 완화됐다.

또한, 이자율도 0.2%p 높아진 4.5%로, 월 최대 납입한도는 100만원까지 상향된다.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으로 청약에 당첨될 경우, 전용대출인 ‘청년 주택드림 대출’을 통해 최저 2.2% 금리로 분양가의 8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청약통장과 대출을 연계한 상품이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격적인 조건에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 출시가 발표됐을 때 관심이 모였다.

그러나 대출이 가능한 주택이 분양가 6억원・전용면적 85㎡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은 청년들의 실망감을 가져왔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변화(2000~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절반 이상(53.8%)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청년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은 수도권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청년 주택드림 대출’의 요건인 분양가 6억원 이하의 주택을 찾아보기 힘들다. 인천・경기권의 경우 서울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저임금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월 200만원 남짓의 급여를 받는다는 20대 직장인 A씨는 “한 달에 월세를 비롯해 나가는 고정 생활비만 100만원 가까이 된다”라며 “여기에 대출까지 끌어와서 집을 사라는 거냐”라며 정부 정책에 대해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8일 제2차 통계행정데이터 전문위원회 회의에서 발표한 ‘1인 가구 사회보장 수급 실태분석’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1인 가구의 시장소득은 월평균 155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빈곤율은 노인층 70%, 청년층 37%에 달했다.

이처럼 청년들은 주택 구입에 대해 대출보다 ‘저임금’을 먼저 논한다. 대졸 초임 200이 어려운 시대에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부동산 마련을 위한 대출을 어떻게 받냐는 게 그들의 변이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25조1076억원으로 전월 말과 비교해 3조8812억원 늘어났다. 주담대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또다시 정책대출을 예고하면서 가계부채를 억제하려는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