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질 않는 사건 사고에 불황까지...건설사 수장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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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질 않는 사건 사고에 불황까지...건설사 수장들의 운명은?
  • 박현정 기자
  • 승인 2023.11.24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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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업계 불황 겹쳐 건설사 수장 연임 여부 ‘관심’
10대 건설사 중 내년 3월 임기 만료되는 수장 5명

건설사들이 본격적인 인사철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수년째 이어진 최악의 건설업 불황과 함께 사건사고도 끊이질 않으면서 수장 교체, 그리고 후속인사가 대규모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수장이 있는 건설업체 중 올해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하거나 사건사고가 유독 많았던 기업들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 실적과 사건사고를 정리해보면 자연스레 내년 인사도 점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예컨데 사건사고가 많은데다 실적이 최악이고 사장 임기 만료까지 앞두고 있다면 '대표교체'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타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얘기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왼쪽부터 순서대로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주요 건설사 실적 살펴보니...DL·포스코 부진하고 삼성·현대는 선전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4조6324억원을 올리며 이미 작년 매출액을 넘어섰다. 3분기 누적 영업손익 역시 8991억원으로 작년 영업이익 8749억원을 넘겼다.

또한,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해외수주에서 혁혁한 성과를 올렸다. 해외 수주액은 국내 수주액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내 건설부문의 영향력도 차근차근 늘려왔다. 2021년 건설 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31.89%였지만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만으로 이미 46.02%의 비중으로 절반에 가까운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역시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건설사 수장 중 한 사람이다. 윤영준 사장 역시 놀라운 성장세를 만들어 냈다. 현대건설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1조529억으로 전년도 3분기 누적 매출액보다 38.9% 늘어났다. 누적 영업이익 역시 6409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누적 대비 28% 증가했다.

DL이앤씨의 경우 상황이 조금 다르다. DL이앤씨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조6580억으로 2022년 총매출액보다 24.5% 감소했다. 올해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의 절반에 못 미친다. 최근 3년간 DL이앤씨의 실적은 꾸준히 감소했다.

게다가 DL이앤씨는 중대재해 최다 발생이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어 이와 관련해서도 해결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한편 DL이앤씨는 자사 공사 현장에서 숨진 근로자 8명과 유족에 대해 지난 22일 공개 사과문을 냈다. 대기업 원청사가 공식 사과한 것은 DL이앤씨가 처음이다.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 역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조3927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167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다만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도시정비사업만 15개, 4조3158억원을 수주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3조원 이상의 성과를 올린 곳은 포스코이앤씨가 유일하다. 성과에 힘입어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포스코이앤씨 사상 최장수 CEO가 된다.

국내 주택 시장의 침체기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은 해외 사업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해외 수주가 여느 때보다 실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해외 수주에서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건설사의 경우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대표의 연임 여부에 대해 "조직을 잘 이끌어 온 만큼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라며 "연임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는 중"이라고 귀뜸했다.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부실시공 논란을 빚은 GS건설은 지난 10월 신임 대표가 선임돼 이번 인사 대상에서는 빠질 전망이다.

건설사들, 인사 시즌 맞아 중대재해나 사망사고에 특히 민감..."떨어지는 낙엽도 조심"

해외 수주로 호재를 누리기도 하는 반면, 중대재해 사망사고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곳도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대기업 원청 경영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해지면서 건설사들은 여느 때보다 안전 이슈에 민감한 모습이다.

이에 자사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의 경우 인사 시즌에 접어든 이때 한층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최근 사고로 회사이미지가 가장 떨어진 것으로 평가 받는 한 건설사의 관계자는 "직원들 모두 사건사고 재발 방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유하자면 하나부터 열까지, 관행적으로 해왔던 일들도 재검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 3월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이다. 인사 시즌을 맞아 이들 대표 연임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현정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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