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신한카드 3분기 실적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연체율도 나홀로 개선
문 사장의 본업 '신용카드' 중심 내실경영 효과 입증
데이터 신사업 순항 중...민간기업 최초로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경기 침체와 민간소비 둔화로 인해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이 위축된 가운데 고금리 여파로 조달비용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일부 카드사들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등 대출성 상품 운영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실적 반등에는 실패했다. 대출성 상품 운영 확대로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주요 건전성이 일제히 악화되고,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그간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등 고수익성 상품을 늘리는 타 카드사와 달리 본입인 신용판매 영업에 집중해 나름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또한 데이터 사업 확장에 주력하며 수익원 다각화에 속도를 내 주목을 받고 있다.
업황 침체 속 나홀로 실적 선방...연체율도 개선
카드사들이 업황 악화에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전분기 수준의 순이익을 유지하며 나름 선방했다.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52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750억원) 대비 13% 감소했으나, 2분기(1502억원) 대비로는 1.3% 증가했다.
영업수익은 지난해 3분기 1조5435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4461억원으로 6.3% 감소했으나, 직전 분기(1조3090억원) 대비로는 10.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카드가 본업 중심의 내실경영 전략으로 신용카드 부문 수익성이 안정화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할부금융·리스 부문 순익 확대로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본업인 신용카드 누적 수익은 2조34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고, 할부금융과 리스는 각각 1682억원, 5096억원으로전년 동기 대비 22.5%, 38% 급증했다.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신용판매 이용액은 48조2160억원으로 전 분기(47조7428억원) 대비 1%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이용액은 136조916억원에서 141조4047억원으로 3.9% 늘었다.
또한 신한카드가 금융지주계 카드사 중 유일하게 2분기 말 대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모두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신한카드의 연체채권비율은 1.35%로 상반기 말 1.43% 대비 0.08%p 하락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6%에서 1.24%로 0.12%p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 총액 역시 5280억원에서 4930억원으로 6.6% 줄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국내 경기 상황 감안하여 리스크 관련 지표 또한 지속적으로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동권 사장, 본업 '신용카드' 중심 내실경영 전략 강조..."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도 중요 과제"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지속적으로 내실경영을 중점 사항으로 강조해왔다.
실제로 문 사장은 지난 1월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 자리에서 “업계 전체적으로 여러 외부 악재들이 있는 만큼 올해는 안정적으로 회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내실 경영에 집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하반기 사업전략 회의 자리에서도 내실경영, 내부통제 강화 등 '바른 경영' 실천을 임원 및 부서장들에게 당부했다.
문 사장은 "경영관리 · 내부통제 등 회사 전반에 걸쳐 강력한 내진 설계를 통해 위기상황에서도 잘 견딜 수 있도록 좀 더 견고한 조직구조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영업 위주의 내실경영 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업으로의 혁신도 지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사장은 "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가 또 하나의 중점 과제”라며 “기존에 준비하고 있는 사업들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 사장의 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신한카드가 수익에 건전성 지표까지 전분기 대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올해 남은 기간 역시 신용카드 영업 위주의 내실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디지털 부문 강화를 통한 종합금융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신사업 추진 순항...누적 매출액 460억원 돌파
카드사들이 업계 불황 속에 본업인 신용판매와 대출사업에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자 비카드 부문 수익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카드 역시 수익 다각화 및 신사업 발굴 차원에서 데이터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이미 관련 누적 매출액 46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7월 민간기업 최초로 금융위원회로부터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지난 8월에는 민관 협력으로 제주시 관광 정책사업 지원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통계청의 인구·가구·주택 등 각종 인구통계학적 데이터와 SK텔레콤 2800만 고객의 유동인구·모바일 콘텐츠 이용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3100만명에 달하는 신한카드 고객의 지역별·업종별·연령별 소비 데이터와 가명 결합해 제주관광공사의 제주 관광 정책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또한 신한카드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4400만명 신용데이터와 더치트(TheCheat)의 금융사기관련 데이터 가명 결합을 통한 대안신용평가 모형 개발도 지원한다.
또 제휴를 통한 사업화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8월 토스와 ‘데이터 공동 사업을 위한 신용평가모델 및 금융서비스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토대로 양사는 신한카드가 보유한 소비행동패턴정보, 디지털 로그 데이터 등 빅데이터 역량과 ‘Toss(이하 토스)’가 보유한 데이터,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해, 사회초년생 및 소상공인 등 금융소외계층을 비롯한 개인 및 개인사업자가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밀한 대안평가지표와 특화된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키로 했다.
향후 개발한 대안평가지표를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출 상품에 활용하고, 개인사업자용 신용관리 서비스를 공동 개발, 토스에 적용해 소상공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더불어 양사는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사업도 추진한다. 통계화된 소비정보를 기반으로 시장, 경쟁환경, 고객 및 고객여정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도출, 이용 기업에게 구독형식으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 론칭에 협업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카드가 향후 다양한 분야의 국가 발전 연구를 위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가명정보 결합 사례를 발굴ㆍ지원하고, 공공 영역에서의 사회적 가치창출 확대와 민간기업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활용을 지원해 국내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