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등 1금융권은 전무
과거 햇살론뱅크 공급을 등한시한다는 비판 받은 바 있어
"새희망홀씨 등 다양한 서민상품 이미 취급하고 있어"
신용등급 하위 10%인 차주들에게 대출을 내주는 '최저신용 특례보증' 상품이 날이 갈수록 빠르게 소진되고 있지만 정작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은 이를 외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5대 은행은 최근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인 햇살론뱅크 취급이 거의 전무하다고 지적받은 바 있어 시중은행이 앞장서서 상생금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방은행이나 저축은행 중심으로 해당 상품이 공급되고 있지만 시중은행이 참여할 의향이 있다면 금융당국도 적극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7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받은 국회예산정책처의 금융위원회 예산안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신용 특례보증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사는 9곳에 불과하다. 현재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 2곳과 NH·DB·웰컴·우리금융·하나·IBK·신한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7곳만이 해당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신용도 하위 10%에 해당하는 최저신용자에게 최대 500만원을 빌려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내년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에 편성된 예산은 560억원으로 올해보다 2배 증액됐다. 금융위원회는 내년에 총 2800억원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1금융권 등 대다수 금융사들이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취급을 꺼리는 이유는 이윤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전액 보증하기 때문에 돈을 떼일 일은 없지만 관리비, 판매비 등을 고려하면 이윤이 많이 남는 편은 아니다. 또 취급 대상이 최저신용자이기 때문에 연체율과 건전성 관리에 부담을 느낀 측면도 있다.
금융권의 소극적인 참여 탓에 금융위는 은행을 거치지 않고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직접 최저신용자에게 대출을 공급하는 사업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직접 대출 형식'은 접어두고 현행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최근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시중은행은 햇살론뱅크 취급액이 적다며 공급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9월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햇살론뱅크 취급액은 200억원에 불과했다. 상품의 전체 공급 규모는 1조 23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금액이다.
햇살론뱅크는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했던 중저신용자가 부채 또는 신용도 개선을 통해 은행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품이다. 햇살론뱅크에 이어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상품마저 1금융권이 이를 외면하고 있어 상생금융을 실천하라는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윤창현 의원은 "햇살론뱅크 취급 저조에 이어 '최저생계비 특례보증'에서도 시중은행의 서민지원 무관심이 확인됐다"며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의 정책상품 외면을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은 압박에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금융권과 2금융권은 취급하는 고객군이 다르기에 아무래도 최저신용자 대상 상품은 저축은행에 쏠려있는 게 현실"이라며 "시중은행이 특정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다고 무작정 비판할 게 아니라 시중은행도 다양한 사회공헌을 하고 있음을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시중은행은 새희망홀씨 등 다양한 서민금융상품을 내놓고 있고 공급규모도 조단위"라며 "최근 연일 은행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불만이 내부에서 쌓이는 건 맞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