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13회차 계약유지율, 4.3%p 악화된 80.4% 기록
- 보험계약 해지시 소비자 불이익 측면 많아...보험계약대출 등 활용 필요
생명보험 해약환급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가계 소비여력이 계속 어려워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른 보험계약 유지율이 악화되면서 생보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생명보험 해약환급금이 30조81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조2827억원 대비 10조원 이상 대폭 불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효력상실환급금 역시 올해 8월 누적 10조94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8조3515억원) 대비 30% 가량 급증했다.
이같이 장기간 보험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따라 보험계약 유지율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 평균 13회차 계약유지율은 80.4%로 전년 동기 대비 4.3%p 악화됐다.
이에 경기침체기에는 보험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 해지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보험사들의 유지율 관리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새로운 회계제도 시행에 따라 계약유지율이 수익성 지표인 고객서비스마진(CSM)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특정 시점에 유입된 전체 보험계약 중 해지되지 않고 일정 기간까지 유지되고 있는 계약의 비율이다. 보험회사의 고객관리, 고객만족도, 경영성과 지표로도 활용된다.
이처럼 보험계약 유지율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보험사별 계약유지율 공시를 신설한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소비자의 알권리와 편의성 제고를 위해 보험사별로 5년간 계약 유지 현황을 공시하도록 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한편 해약환급금은 보험계약자가 보험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계약을 해지했을 때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돈이다. 효력상실환급금은 일정기간 보험료가 미납돼 보험계약의 효력이 상실했을 때 보험료 일부를 반환하는 금액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경기악화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가정경제가 힘들어지면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지하거나 보험료 납입을 제때 하지 못해 보험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 수 있다"며 "보험사들은 신계약 확대 못지 않게 기존 계약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계약 해지에 따른 해약환급금은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거나 없을 수도 있고, 향후 보험사고 발생시 보장을 받을 수 없게 되는 등 소비자에게 불이익한 측면이 있어 보험계약대출 등 다른 방안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