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베트남은행, 외국계 은행 중 1위를 기록
우리은행, 인도네시아에서 선전
국민은행, 아픈손가락 부코핀 은행 턴어라운드 이끌어내
하나은행, 멕시코 제외 대부분 해외 지점에서 호성장
4대 은행의 해외법인이 순항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위 우리은행과 3위 국민은행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하나은행이 뒤를 따르고 있다.
신한은행이 압도적인 고성장을 이어나간 데에는 베트남에서 50% 가까이 큰 성장을 이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확장일변도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자본 효율성이 높은 채널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시장별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현지 금융기관 또는 디지털 기업과의 제휴 등을 통해 유연한 성장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각 은행의 공시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약 6045억원이었다. 작년 상반기 약 4198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44%포인트(p) 증가했다.
개별 은행으로는 신한은행이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았다. 신한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600억원을 기록했는데 작년 동기 1928억원에 비해 678억원(34.9%p) 늘어났다.
이는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실적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수치다. 2위인 우리은행은 1402억원을 기록해 작년 상반기 1277억원보다 125억원을 더 벌었다. 3위 국민은행은 작년 상반기 427억원에서 올해 1140억원을 기록하며 2배 이상 순이익을 거뒀으나 역시 신한은행에 미치진 못했다.
신한은행이 호성적을 거둔 데에는 베트남 현지법인이 큰 성장을 이뤘기 때문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올해 상반기 1260억원을 거뒀는데 작년 같은 기간 862억원을 거둔 것에 비해 46.2%p 오른 수치다. 전체 해외법인 중 절반에 달하는 이익을 거둔 셈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활발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22년 기준 총자산과 순이익 등 재무실적 부문에서 전체 외국계 은행 1위를 달성했다. 또 16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현지 영업점을 50개로 늘렸는데 이 역시 외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신한은행은 다른 나라에서도 큰 이익 성장을 달성했다. 신한카자흐스탄 은행은 올 상반기 22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작년 30억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653.3%p 올랐다. 멕시코에서도 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작년 12억원보다 3배 이상 더 벌어들였다.
우리은행 역시 호실적을 기록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작년 해외 전체 법인 순이익이 1277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402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약 9.8%p 오른 수치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우리은행의 순항을 이끈 건 인도네시아 법인이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올해 상반기 345억원의 순이익을 벌었는데 이는 작년 237억원에 비해 무려 45.6%p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캄보디아, 러시아 등에서 적자전환을 기록해 다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면서도 "러시아 전쟁 여파, 현지 경제 사정 등 대외요인 때문에 몇몇 지점에선 적자전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순이익 자체로만 봐선 3위일지언정 성장률만 봤을 땐 가장 극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올해 1140억원을 기록했는데 작년 427억원에 비해 무려 2.7배나 오른 수치다.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이 KB국민은행의 견조한 성장을 이끌었다. KB부코핀은행은 작년 상반기 무려 74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84억원 흑자를 달성해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 올해 부실 여신을 공격적으로 매각해 생긴 이익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은 멕시코 법인을 제외하곤 모든 해외법인이 이익 성장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778억원이었는데 작년 451억원에 비해 72.5%p 올랐다. 중국법인인 하나은행 유한공사가 1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170.8%p의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국내에선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지만 해외는 아닌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도 공격적으로 영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헝다 부동산 사태 등 중국 경제가 안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중국에 진출한 곳은 보수적인 운용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