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요 대기업 총수 중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뒤를 이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작년 보다 3.2배를 더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6년째 무보수 경영을 이어갔다.

4대 그룹 출신 전직 고위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특징 중 하나는 범 LG가(家)인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구본준 LX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이 상위권에 포진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15일 각 기업이 공시한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상반기 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호텔롯데·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롯데물산 등 7개 계열사로부터 총 112억5400만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상반기 102억8500만원과 비교해 10억여원 늘었다. 재계 총수 중 유일하게 100억원 넘게 보수를 받았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총 67억7600만원을 받아 2위였다. 급여 15억6100만원과 상여 52억1500만원이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총 59억9500만원을 수령해 3위다. 급여 23억3800만원과 상여 36억57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71억3900만원보다는 16% 정도 줄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경영 4세'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18년 비슷한 시기에 부친이 별세하자 회장직에 올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에서 26억1213만원, 한진칼에서 29억6000만원을 각각 지급받아 총 55억7000여만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상반기 17억1800만원과 비교하면 3.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에서 18억100만원, 한화솔루션과 한화시스템에서 각각 18억원을 수령하면서 총 54억100만원을 받았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보수 총액은 46억200만원으로, 한화에서 15억31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15억29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주사인 CJ에서 20억8700만원, CJ제일제당에서 18억2000만원, CJ ENM에서 10억6100만원을 각각 지급받아 총 49억6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CJ ENM에서 10억3000만원을 받았다.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 겸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급여 13억6300만원과 상여 28억5200만원 등 총 42억1500만원을 수령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급여 13억6천300만원, 상여 24억4천400만원, 기타 근로소득 400만원을 더해 총 38억1천1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LX홀딩스에서 35억5600만원, LX세미콘에서 6억5100만원 등 총 42억7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총 40억4600만원을 받았는데, GS에서 급여 13억5100만원, 상여 26억9500만원이 지급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보수는 지난해와 동일한 32억5000만원이었다. 현대차에서 20억원, 현대모비스에서 12억5000만원의 급여를 각각 받았다. 정의선 회장은 기아 등기 이사도 맡고 있지만, 기아에서는 보수를 받지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SK에서 17억5000만원, SK하이닉스에서 12억5000만원 등 총 30억원을 수령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 등에서 총 23억3400만원을 받았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17억8000만원,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에서 17억74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는 무려 96억8300만원을 수령했다. 상반기 급여로 2억50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이익 94억3200만원을 챙겼다. 남궁훈 전 대표는 지난해 카카오 대규모 서비스 장애 사태에 책임을 지기 위해 각자대표직을 사임한 바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6억400만원을 상반기 보수로 가져갔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재계 총수가 아닌 임원으로서 유일하게 올 상반기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총 50억3400만원을 받았다. 급여가 12억원, 상여가 38억3400만원이다.

장동현 SK㈜ 부회장이 상반기 37억8600만원을,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상반기 29억2000만원을 받았다. 장동현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 보다 많이 받았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올해 상반기 급여 5억1800만원, 상여 18억6200만원 등 총 23억8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상반기 급여로 24억원을 받았다.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의 급여는 20억원이다.

게임사에서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올해 상반기 총 32억76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상여금만 27억9500만원을 수령하면서 게임사 대표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아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상반기 26억3600만원을 수령했다. 리니지W의 성공적 출시에 따른 상여금이 13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상여금은 절반 아래로 줄었다.

이외에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0억4200만원,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는 7억3100만원을 가져갔다.

한편 재계 순위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부터 6년째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7억9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삼성전자에서는 한종희 부회장이 11억8000만원,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9억5400만원을 수령했다. 또 노태문 DX부문장(사장)은 9억500만원을,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은 6억9700만원,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7억98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이재용  회장은 오늘(15일)로 지난해 '광복절 특사(특별사면)' 복권된 지 만 1년을 맞는다.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행보를 가속하며 삼성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1년간 언론 등에 공개되거나 알려진 해외 방문 국가만 10개국이 넘는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이재용 회장이 지난 1년간 부산엑스포(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등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강화해나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책임경영을 강조하면서 회장 직위에 올랐지만 정작 경영 실적은 다소 좋지 않아 회장 승진이 다소 빛을 바랬고, 아직 이사회 멤버인 등기임원에 복귀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