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P 문익점' 넷마블…이제는 자생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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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IP 문익점' 넷마블…이제는 자생할 때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3.08.0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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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IP 의존도 강한 넷마블... 독자 IP 개발 몰두
넷마블 자체 IP '쿵야'... 충만한 잠재력 갖춰
넷마블 사옥. [사진=넷마블]
넷마블 사옥. [사진=넷마블]

넷마블은 지금껏 외부 IP를 활용해 재미를 봤다. 넷마블이 서비스 중인 ‘마블: 퓨처 레볼루션’, ‘제 2의 나라: 크로스 월드’,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은 모두 타사의 IP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최근에는 웹툰 ‘신의 탑’을 기반으로 제작된 ‘신의 탑: 새로운 세계’가 유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출시 예정인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와 ‘아스달 연대기’ 역시 각각 웹툰, 드라마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매출에 있어서도 외부 IP 게임이 넷마블의 중추를 담당하는 모양새다. 카지노 게임을 제외하면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즈’,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가 올해 1분기 넷마블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의 매력을 검증받은 외부 IP 기반 게임들은 보다 쉽게 유저의 이목을 끌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기존 ‘팬덤’을 흡수해 매출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원작 IP에 지급해야 하는 로열티가 발목을 잡는다. 실제로 게임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외부 IP로 구성된 넷마블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지급수수료 비중은 40%에 달한다. 

여기서 ‘독자적 IP’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게임사만이 갖추고 있는 독자적인 IP는 회사의 자생력을 키운다. 매출 뿐만 아니라, 회사의 브랜딩에도 영향을 준다. 독자적인 IP를 기반으로 탄탄한 게임성을 갖춘 게임은 회사에게 ‘믿고 플레이하는 게임사’라는 이름표를 달아준다.

예로 락스타 게임즈와 너티 독은 각각 ‘GTA’ 시리즈와 ‘언차티드’ 시리즈로 ‘게임 명가’라는 브랜딩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이 해당 회사들의 또 다른 신작 IP에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선순환이 이뤄졌다.

‘독자적 IP’의 부재가 넷마블의 약점이다. ‘모두의 마블’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IP가 없다. ‘세븐 나이츠 레볼루션’, ‘머지 쿵야 아일랜드’ 같이 자사 IP를 활용한 게임들은 그다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두 게임 모두 출시 초기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 기준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모두의 마블’과 비슷한 매출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로 게임 장르와 매출 구조가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수치다.

물론 넷마블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새로운 IP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8월 6일에는 ‘그랜드 크로스: 에이지 오브 타이탄’이 출시할 예정이다. MOBA 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도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틀로얄 게임 ‘하이프스쿼드’는 지난 5월 북미 포커스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출시에 앞서 만듦새를 가다듬고 있는 모양이다. 

쿵야. [이미지=넷마블]
쿵야. [이미지=넷마블]

기자는 ‘쿵야’ IP를 활용한 게임이 넷마블 자사 IP 개척 행보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쿵야’는 1998년에 제작된 넷마블의 오리지널 IP이다. 넷마블은 해당 IP로 ‘야채부락리’, ‘캐치마인드’ 등 게임 제작과 더불어 ‘쿵야쿵야’와 같은 애니메이션 제작을 통해 IP 파워를 키워나간 바 있다. 

해당 IP는 인터넷 문화를 타고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인터넷 방송의 대중화와 더불어 ‘캐치마인드’가 새 생명력을 얻었다. ‘캐치마인드’는 제시어를 알고 있는 문제 출제자가 그린 그림을 통해 제시어를 맞추는 퀴즈 게임이다. 방송에 용이한 게임 형식, 참가자에 따라 가지각색의 콘텐츠를 생산 가능한 특성이 맞물려 인터넷 방송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와 더불어 ‘맑눈광’ 같은 ‘밈’과 결합해 '쿵야' IP의 생명력이 강화됐다. ‘쿵야’ 캐릭터를 녹여내 개설한 ‘쿵야 레스토랑즈’ 인스타 계정은 이 요소를 적극 활용해 15만여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쿵야’는 모니터 밖 세상에서도 열심히 활약중이다. 넷마블은 ‘쿵야 레스토랑즈’ IP를 활용해 봉제류, 다이어리 꾸미기 용품, 핸드폰 액세서리, 키링 등 다양한 오프라인 굿즈를 판매했다. 지난 7월에는 맥도날드, 이달 1일에는 KT와의 컬래버도 성사됐다.

이렇듯 해당 IP가 대중들에게 친숙함을 확보한 현 상황에서, ‘쿵야’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이 넷마블 게임 포트폴리오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캐주얼 게임이 게임에 친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을 끌어오는 데 유리하다는 점, ‘쿵야’의 캐릭터성이 캐주얼 게임과 부합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쿵야’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쿵야 IP를 기반으로 한 ’캐치마인드 모바일’, ‘머지 쿵야 아일랜드’는 그다지 큰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당장의 반등이 필요한 넷마블에게 있어서 실적으로 증명하지 못한 IP를 안고 가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게임 이외의 사업으로 뻗어나간 ‘쿵야’를 굳이 게임에 접목하려는 지속적인 시도가 무리수로 느껴질 수도 있다.

다만 잘 구축된 IP는 언젠가는 빛을 보게 돼있다. 부활한 ‘미니게임천국’은 다시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쿠키런’도 ‘쿠키런: 킹덤’으로 재기했다. ‘쿵야’가 가진 잠재력이 게임 안에서 다시금 싹틔워 넷마블 부흥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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