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지난달 ‘대어’ 포스텍 계약
최근 홍익대 등 OCIO 위탁 검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대학 기금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 선점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이 최대 기금인 포항공과대학 계약을 따내면서 선두 삼성을 바짝 쫓고 있다.
OCIO는 대학 등 기관이 자산 운용을 전문적인 외부 기관에 위탁하는 서비스다. 국내 연기금 투자풀, 고용·산재보험기금 등의 주요 기금 총 규모는 100조원으로 추산된다.
삼성자산운용은 대학기금 OCIO 전통 강자다. 지난 2019년 공익 재단 최초로 OCIO를 도입한 서울대 발전기금 주간운용사로 선정됐다. 대학 교육 및 연구활동, 장학사업 등의 활동을 하는 2000억원 규모의 재단이다.
이듬해 사립대학 중 최초인 이화여대(1500억원) 위탁운용기관으로 선정됐고 지난 2022년에는 성균관대학교(300억원)와 OCIO 계약을 맺었다. 작년 말 기준 회사가 운용중인 대학기금은 총 6139억원이다.
이러한 삼성 1강 구도를 깬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지난달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기금(2조원)인 포항공과대학교의 총괄자문 계약을 따냈기 때문이다.
포스텍은 포스코로부터 3000억원을 기부받은 지난 2000년부터 주식 운용을 시작했다.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기금 규모는 약 2조원으로 국내 대학 최대다.
아직 규모는 미미하나 OCIO를 도입한 대학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주요 대학 중에선 한양대학교, 홍익대학교 등이 외부위탁을 검토 중이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초 두 학교의 적립금 액수는 7288억원, 1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미 해외에서는 대학기금 위탁운용이 활성화돼 있다. 지난 2021년 자금운용을 위탁한 하버드대는 33.6%, 스탠퍼드대는 40.2%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스탠퍼드대는 이를 통해 지난 30년간 매년 1조원 이상의 운영비를 충당했다.
우리나라 대학 OCIO 시장 경쟁력은 안정성에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위험투자를 통한 손해를 감당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과 삼성운용은 지난 수년간 연기금투자폴 운용사로 축적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 20여 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경쟁력으로 2021년에 6회 연속으로 연기금 투자풀 주간사에 선정됐다”며 “2026년 8월까지 중퇴기금 운용을 전담할 계획이며 서울대, 이화여대 등 민간 기금의 운용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연경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