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절대량 작고 담보가치 커
재무건전성 지표 우수…”우려 기우”
‘부동산PF 무풍지대’ 삼성증권의 아성이 흔들리는 것일까.
지난 1분기 회사의 부실자산 규모가 두 배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가 한풀 꺾이면서 관련 자금회수에 지연이 발생한 탓이다. 다만 경쟁사 대비 절대량이 작고, 미회수 채권의 담보가치가 큰 만큼 손실부담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부실자산의 증가폭보다 중요한 건 총액”이라며 “(삼성증권의 경우) PF 상당 부분이 우량 물건으로 이뤄져 있어 건전성에 위협을 줄 요인이 적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회사의 연체 3개월 이상 고정이하자산은 11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두 배(101%) 늘어난 크기다.
증권사가 보유한 자산은 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가지로 구분된다. 채무상환능력에 심각한 위험이 발생한 고정자산 이하부터 부실자산으로 분류된다.
회사는 지난 2021년 IB(기업금융) 부문 내 부동산PF본부를 세우고 관련 투자에 속도를 냈다. 지난 1분기 나이스신용평가 등이 집계한 부동산 익스포저는 총 3.8조원이다. 이중 PF 자산은 70%, 2.8조원을 차지한다.
다만 회사는 수도권, 주택 등의 자산에 선별 투자하면서 리스크 부담을 조정해왔다. 최근 부실우려가 높아진 해외 부동산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도 낮은 편이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기 이전부터 위험부담을 덜어내는 작업에 나섰다. 지난 2021년 말 71.6%이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2022년 53%, 2023년 1분기 48.5%까지 내려갔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업권 전반에 분 부동산 경기 침체를 피해가진 못했다. 회사의 고정이하자산은 ▲2021년 124억원 ▲2022년 586억원 ▲2023년 1분기 117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를 따라 대손충당금을 고정이하자산으로 나눈 충당금커버리지비율은▲2021년 991.5% ▲2022년 220.4% ▲2023년 1분기 128.6%로 내려간다. 커버리지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건 충당금이 고정이하자산에 못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경쟁사와 비교해 부실자산의 절대량은 적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중 대신, 키움증권 다음으로 3번째로 낮다.
커버리지 비율은 낮아지고 있으나 충당금은 넉넉한 편이다. 1분기 요주의이하자산에서 충당금을 뺀 금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순요주의이하자산비중은 0%다. 5년 연속 0%를 유지하고 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비율이 높은 등 부동산 자산 담보가치가 높은 만큼 부실발생에 따른 손실 충격도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건전성 지표는 우수하다. 1분기 대표 건전성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전분기 대비 6.9%p 오른 1457.7%를 기록했다. 당국 규제치 100%를 14배 웃도는 크기다. 만기 3개월 미만 자산을 부채로 나는 유동성 비율은 121.6%로 마찬가지로 규제치 100%를 큰 폭 웃돈다.
장기간 이익을 축적하면서 자본을 확충한 부분도 긍정적인 요소다. 회사는 지난 1분기 자기자본 6조원을 돌파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이규희 연구원은 “장기간 흑자기조로 이익의 내부 유보를 통해 자기자본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이후 여신성 자산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순자본비율은 높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수도권이나 대도시 중심으로 우량 PF 물건을 주로 취급하고 있고 이들 자산의 담보가치도 넉넉한 편”이라며 “100원이 200원으로 늘어난 게 문제되지 않듯, 부실자산의 총액이 적은 만큼 건전성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