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32배 증가
다만 재무건전성 지표는 회복세
IBK투자증권의 자산건전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작년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면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회사의 요주의이하자산은 30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재무건전성 지표가 회복세로 돌아선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전통 IB(기업금융) 부문에 주력하면서 우발부채 비중을 줄여나간 부분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1분기 회사의 연체 1개월 이상 요주의이하자산은 924억원으로 전년 동기(28억원) 대비 약 3200%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8.5%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 등에 부동산 시장이 경직된 탓이다.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연체 3개월 이상 고정이하자산은 같은 기간 1057%(296억원) 늘어난 324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유 PF 자산의 질적 구조는 취약한 편이다. 대부분 신용공여 방식인 매입확약 건으로 변제순위가 중후순위에 몰려있다. 부동산 경기 저하가 장기화될 시 추가적인 위험 부담이 예측되는 지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우발부채는 6846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4.6%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3조원 미만 16개 증권사 평균 53.9%를 약 20% 웃도는 크기다.
긍정적인 점은 지난 1분기 재무건전성 지표가 고른 회복세를 나타낸 점이다. 대표 재무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전년도 말 대비 8.6%(44.8%p) 증가한 563.3%를 기록했다. 금융당국 규제치를 5배 웃도는 수준이다.
NCR은 위험손실을 감안한 현금화 가능 자산(영업용순자본)에서 상환의무 부채(총위험액)를 뺀 값을 자기자본(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회사의 위험 대응역량을 나타낸다.
1분기 회사의 영업용순자본은 전분기 대비 5.6%(541억원) 증가한 1조6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총위험액은 같은 기간 1%(31억원) 내린 2861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회사는 전통 IB 부문에 주력하면서 우발부채 부담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갔다. 지난 5년간(2018~2022년) 자기자본이 약 두 배 늘어난 반면, 우발부채 규모는 13.6%(82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2018년 95%에서 2022년 64.6%까지 하락한다.
회사는 모회사 IBK기업은행과 연관성이 높은 중소기업 IPO(기업공개)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수익성을 제고했다. 지난해 회사는 코넥스 시장 누적 상장 50건을 돌파했다. 단일 증권사 기준 최대 실적이다.
비록 지난해 주줌했으나 IB부문 영업순수익은 ▲2018년 952억원 ▲2019년 1102억원 ▲2020년 1444억원 ▲2021년 1824억원 등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충당금을 두 배 넘게 쌓는 등 리스크 관리에 한층 더 고삐를 죄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부실자산 성장세가 꺾이지 않는 만큼 여전히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NICE신용평가 이예리 선임연구원은 “회사 자체적인 이익 누적, 과도하지 않은 외형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자본적정성 지표는 우수한 수준”이라며 “다만 부동산 사업장에 대한 중후순위 익스포져 비중이 높은 수준으로 향후 부동산 경기변동에 따른 연체사업장 증가여부 및 건전성 저하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