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연체율 상승세 두드러질 전망
금융권,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되는 9월이 고비"
국내은행 연체율이 최근 두 달 연속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종료 여파가 아직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은행 연체율이 무섭게 오르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 경기 둔화 등으로 은행권 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반의 연체율이 상승했다"면서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책 중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 종료를 고려하면 올해 연체율 상승 기조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은행권 연체율은 지난해 6월 0.20%로 저점을 찍은 뒤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연체율 상승 속도가 빨라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33%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11%p 상승했다.
지난 2월 말 연체율(0.36%)도 1년 전보다 0.11%p 뛰었다.
연체율이 두 달 연속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난데 이어 지난해 12월 말(0.04%p), 지난 1월 말(0.08%p)보다도 상승폭이 두드러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문제는 상환 부담 가중 등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갈수록 뚜렷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급등한 금리에 따른 직접적인 상환 부담이 오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금융지원이 만료되는 오는 9월을 고비로 보고 있다.
141조원에 이르는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미뤄왔던 대출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은행권은 신용리스크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어 연체율 및 건전성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연체율이 전년 대비 다소 오른 것은 맞지만 코로나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