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기술투자 힘써...RE100 달성 초석 마련
극빈국 지원 줄이어...선진금융시스템 전파한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해외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이자이익만으로는 외형 성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각종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은행들 역시 리스크에 대응하는 한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구촌 곳곳에 온기를 전하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지원 행렬 이어져
지난달 발생한 강진으로 튀르키예에서만 1000억달러(130조60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리아가 입은 피해까지 더한다면 피해액은 크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나라 은행들은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지원하는 데 발벗고 나섰다. 이번 일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은행들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먼저 IBK기업은행은 지진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시리아 이재민의 구호와 복구 지원을 위해 성금 3억원을 전달했다.
현재 인명피해가 수만명에 달하는 등 지원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기업은행은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3억원의 성금을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을 통해 후원했다.
특히 후원금은 기업은행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기부금 1억5000만원과 은행 기부금 1억5000만원을 재원으로 임직원과 은행이 공동으로 마련했다는 데에 그 의미를 더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피해 지역의 조속한 복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재해 및 재난복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최근 지진 피해를 본 튀르키예를 지원할 긴급 구호물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 그룹 임직원과 가족 100여명은 지난 25일 서울 을지로 명동 사옥에서 담요, 장갑, 목도리, 핫팩 등 방한용품을 담는 ‘행복상자 만들기’ 봉사활동을 했다. 2015년부터 하나금융의 후원을 받았던 박세리 골프 감독도 함께 했다.
구호 물품은 튀르키예 대사관 공식 물류 채널로 현지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튀르키예 지역 이재민에게 그룹 임직원의 마음이 잘 전달되길 바란다”며 “글로벌 사회 구성원으로서 애도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튀르키예 국민이 평화롭고 일상적인 삶을 되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9일 튀르키예 긴급 구호 성금 30만달러를 전달하기도 했다.
신한금융그룹도 튀르키예 및 시리아 지역에 발생한 유례 없는 지진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이재민들을 위해 긴급 구호활동과 복구지원을 위한 긴급 성금 3억원을 지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노력에 동참하고자 3억원의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을 통해 튀르키예 이재민들에게 전달하고 주요 그룹사별로 임직원 및 고객이 참여하는 모금 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임직원 기부프로그램인 ‘사랑의 클릭’에 이재민들을 위한 모금함을 추가 개설해 임직원들의 모금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신한카드는 사회공헌 사이트인 ‘아름인’을 통해 고객들이 모금한 금액만큼 신한카드가 추가 후원하는 1:1 매칭 모금 이벤트를 진행한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성금 전달을 통해 지진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 주민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신한금융은 앞으로도 금융을 통한 선한 영향력 전파를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각지에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기술투자 급브레이크...국내 은행권 투자 절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가 미국의 은행 금융 시스템뿐만 아니라 친환경 기술업계 투자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최신 친환경 기술 개발과 관련된 스타트업 중 절반 이상이 SVB와 거래하고 있으며, 이들 스타트업 중 일부는 파산 위기를 맞았다.
이에 우리나라 은행들의 투자가 절실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동이 걸린 친환경 기술투자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주인공으로 우리나라 은행들이 꼽히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친환경 에너지 기업 E1, 신한자산운용과 '신한-E1 개발펀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 펀드는 개발 초기단계에 있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투자를 목표로 한다. 신한자산운용이 운용을 담당하고 신한금융그룹(신한은행 100억원·신한자산운용 25억원)과 E1이 각각 125억원을 출자했다. 총 250억원 규모다.
앞서 신한은행과 E1은 2020년 9월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양사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개발 전문성을 토대로 우수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확보하고 초기 사업개발비 리스크를 분산하고자 신한자산운용이 새로 설립하는 신한-E1 개발펀드 투자를 결정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투자계약으로 기업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이른바 'RE100' 달성의 초석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양사간 파트너십을 더 강화하고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한은행은 녹색채권 인증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수상태양광발전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다양한 에너지 관련 녹색금융 사업을 추진중"이라며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더 확고히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은 5억 유로화 규모의 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발행은 2020년 7월과 2021년 10월에 이은 국민은행의 세번째 유로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이다. 지속가능(Sustainability)채권 형태로, 조달된 자금은 KB국민은행 지속가능금융 관리체계에 해당하는 친환경 및 사회적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이다.
발행금리는 유로화 미드스왑(MS) 금리에 27bp를 가산한 연 2.405%로 결정됐으며, 싱가포르와 프랑크푸르트 거래소에 상장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 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에서도, 국제 신용평가사 S&P와 Fitch로부터 최고등급인 ‘AAA’의 신용등급을 부여 받은 신용도와 안정성을 바탕으로 유럽 투자자들의 견조한 수요를 이끌어 냈다.
국민은행은 2018년 시중은행 최초 외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이후 지금까지 총 10차례 외화 ESG채권을 발행하며 글로벌 ESG채권 발행사로서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움직임으로 시장 변동이 확대된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커버드본드 발행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금리로 외화 조달이 가능했다”며, “특히 3년 연속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유럽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아시아 대표 커버드본드 발행사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극빈국 지원도 활발...선진금융시스템 전파
우리나라 은행들은 아직 금융시스템이 크게 발달하지 못한 극빈국을 지원하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은 캄보디아 현지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라온제나어린이합창단을 위해 새롭게 컴퓨터 교실을 열었다.
지난 2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라온제나어린이합창단 사무실에서 열린 ‘신한 컴퓨터교실’ 개원식에는 정명규 캄보디아한인회장과 신한캄보디아은행 김남수 행장과 이상훈 부행장, 그리고 합창단원들과 학부모 일부가 참석했다.
신한캄보디아은행측이 이번에 기증한 총 13대의 데스크탑 컴퓨터는 앞으로 로봇·코딩 등 현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컴퓨터 기초 활용 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김남수 신한캄보디아은행장은 “캄보디아 현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컴퓨터 기초 활용 교육을 통해 더 넓고 큰 디지털 세상을 이해하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보다 나은 교육환경에서 장차 이 아이들이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을 잇는 훌륭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정명규 한인회장은 “신한캄보디아은행측의 배려와 지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이 그동안 수많은 사회적 기여와 현지 봉사활동을 통해 한국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도 앞장서 온 것으로 안다. 이번 신한 컴퓨터교실 개원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검토 중인 현지 진출 다른 기업들에게도 영감을 주는 훌륭한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 금융기관 가운데 최초로 캄보디아에 진출한 신한캄보디아은행은 고객 편의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 개발을 통해 고객 기반을 꾸준히 확장시켜 왔으며, 동시에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현지 금융 네트워크 영토 확장을 선도해 왔다.
지난해에는 프놈펜 중심으로 구축된 금융서비스를 확대해,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씨엠립과 따끄마우시에 영업지점을 추가 개설하는 등 캄보디아에 총 14개의 영업 채널을 구축한 상태다.
한편 우리은행은 캄보디아 전용 실시간 해외송금 서비스인 '우리 WING 해외송금'을 출시했다.
캄보디아 WING(윙)뱅크와의 제휴로 '우리글로벌뱅킹' 앱을 이용해 모바일뱅킹과 우리은행 전 영업점에서 계좌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의 간단한 정보만으로 쉽고 빠르게 실시간으로 캄보디아로 해외송금을 할 수 있다.
수취인의 계좌번호가 없어도 캄보디아 현지 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캄보디아 WING뱅크 지점 및 가맹점에서 송금 시 부여된 고유 비밀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로 즉시 현찰로 찾을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로 해외송금을 자주 하는 고객들이 더욱 저렴한 수수료로 편리하게 송금할 수 있도록 '우리 WING 해외 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