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금융업 진출요건 갖춰…"시너지 기대"
키움증권이 연내 발행어음업(단기금융업)에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인가 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 돌파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발행어음 리테일 판매, 자금조달 확대 등에 따른 리테일·IB(기업금융) 부문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한 해 초대형IB 지정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말 키움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을 4조87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대형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업 진출이 가능해진다. 자기자본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발행어음을 발행 및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센스다.
진출 시 이전보다 자금조달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총 10조2328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30% 증가한 규모로 전체 자금조달 실적 중 RP(환매조건부채권)매도 다음으로 큰 15.77%를 차지한다.
발행어음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등에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되는 위기에 빛을 봤다.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미래에셋, NH투자, KB증권은 발행어음 발행을 확대했다. 3분기 기준 각 회사별 발행어음 잔고는 전년 말 대비 각각 913%, 58.8%, 51.6% 증가했다.
고금리 상황 속 이자비용 경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3분기 기준 키움증권이 지난 한 해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1820억원이다. 전년 동기(667억원) 대비 약 3배 증가한 규모다.
3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회사채 이자율은 평균 8.82%로 전년도 2.71% 대비 3배 증가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평균 이자율은 같은 기간 3.275%, 2.03%에 그쳤다.
최근 주춤한 IB 사업을 키울 실탄 역할도 할 수 있다. 키움증권의 IB 부문 영업순수익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51억원(17.6%) 하락한 1419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3.2%다.
무엇보다 주력 사업인 리테일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 자체 발행어음 판매를 통해 리테일 고객 유치를 노릴 수 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토스를 통해 판매한 발행어음 2000억원 규모가 4일 만에 완판되는 등 채권투자에 대한 시장 관심이 큰 편이다.
다음으로 최근 공격적으로 영토를 넓히는 STO(증권형 토큰) 투자를 확대할 자금줄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경쟁사 대신증권은 이달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 인수에 나선다. 최근 금융당국이 STO를 제도권에 편입한 가운데 관련 플랫폼 인수를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앞서 키움증권은 카사와 계좌관리 관련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연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영웅문에서 STO를 거래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예정”이라며 “증권형 토큰의 거래가 기관투자자보다는 개인투자자가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되어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된다면 동사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에 이어 연내 자기자본 4조원 충족을 통한 초대형IB로의 도약을 준비하면서 확대되는 비즈니스 규모와 증가하는 업무에 대비해 리스크관리를 보다 체계화해왔다”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신규비즈니스모델 발굴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