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차량 제작과 수송으로 친환경 교통.물류 핵심 역할...도로교통 대비 탄소배출량 4%
- 환경·인권·동반성장 등 지속가능한 성장 위한 노력 ...안정성 높은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 ‘약한 고리’ 현대자동차그룹 순환출자 구조 해소로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하면 주가 상승도 기대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 최근 폴란드 방산수출로 국방 존재감 부각...K2전차 수출 30조원 예상
현대로템(대표이사 이용배)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특히, 방산분야의 수출 수주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폴란드에서 1000대에 달하는 K2흑표전차를 수주했다. 이중 180대는 직수출, 820대는 현지생산으로 공급된다. 수주규모는 약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계산하면 대당 300억원으로 기존 육군에 납품하던 단가의 3배에 달한다. 운반비용과 탄약 등 부수적인 비용을 제하더라도 납품단가가 180억원 이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추정이다.
K2전차는 3번(1차 100대, 2차 106대, 3차 54대)의 양산을 거쳐 육군에 260대를 납품했고, 4차 양산은 100대 규모로 진행 중이다.
폴란드 수출 규모는 3차 양산까지 누적 생산분의 4배에 달하는 규모인 만큼 현대로템의 향후 실적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같은 수출 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방산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어느 나라도 내수 수요만으로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면서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이 들어가는 방위산업의 특성상 수출이 없으면 고도화된 무기 체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수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철도사업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규모는 약 2조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철도차량 제작과 수송으로 친환경 교통.물류 핵심 역할...도로교통 대비 탄소배출량 4%
철도는 육상운송에 비해 매우 친환경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탄소배출량이 도로교통에 비해 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육상교통과 물류의 중요한 수단은 철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년에는 내륙수출물류의 핵심인 의왕ICD(내륙컨테이너통관기지)가 30년만에 운송업체들과 계약이 만료되면서 현대로템 본사가 입지한 오봉역 인근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낼 가능성도 커졌다.
현재 국내 철도의 화물운송 분담률은 1.5%에 불과하다. 캐나다(40%), 미국(30%), 유럽연합(10%)에 비하면 현저히 낮아 상당한 증가세를 기대할 수 있다.
철도의 설계와 생산단계에서도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단계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부터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철도의 화물분담의 중요성은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친환경 물류인 철도의 화물 분담은 로템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 환경·인권·동반성장 등 지속가능한 성장 위한 노력 ...안정성 높은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현대로템은 친환경, 인권,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들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자체 환경경영정책을 마련해 '공급망 행동규범'과 '공급망 진단기준'에 따른 공급망의 환경경영성과 및 리스크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고위험 공급망 또는 비중이 높은 공급망을 대상으로 환경경영 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있고,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제품(원부자재) 및 서비스 구매를 확대하며, 공급망과 친환경제품 개발·생산을 위한 협력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이런 바탕에 기반해 인권헌장을 제정하고 인권경영을 하고 있고,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방산분야는 외국인을 고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분야다. 현대로템이 폴란드 수출수주 이후 노르웨이를 비롯해 유럽지역의 급증한 방산수요를 수주로 이어간다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많이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 ‘약한 고리’ 현대자동차그룹 순환출자 구조 해소로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하면 주가 상승도 기대
현대로템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지배구조로 보인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의 문제이기도하다.
현대로템의 최대주주는 현대자동차(지분율 33.77%)다. 현대차의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지분율 21.43%),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기아(지분율 17.42%), 기아의 최대주주는 현대자동차(지분율 33.88%)로 다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다.
삼성그룹을 제외하면 사실상 국내에서는 가장 큰 기업집단 중 하나여서 이같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려면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다만, 현대로템은 그 동안 그룹내 위상이 높지는 않았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조8725억원, 영업이익은 802억원에 그쳤고, 2020년 매출은 2조7853억원, 영업이익은 821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코로나19가 시작됐던 2019년에는 2799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따라서 향후 방산부문 매출만으로도 경영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의 22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3조1488억원이다.
철도차량사업을 제외한 향후 30조원의 수출과 약 10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정된 기업의 시총으로는 낮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철도차량과 방산부문의 물적분할에 따른 잠재적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귀뜸했다.
현대차그룹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가 없다. 현대로템의 물적분할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킨다면 향후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큰 폭의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 스마트 팩토리, 물류, 수소인프라 구축 등 에코플랜트 비즈니스로 지속가능경쟁력 강점
아직 눈에 띄는 실적은 없지만 현대로템은 에코플랜트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국내외 다수의 철강, 자동차 생산인프라 EPC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며 "스마트팩토리 및 스마트물류사업에 진출해 4차산업 미래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며 수소충전소, 수소추출기 등 수소인프라구축에 필수적인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글로벌 수소경제 실현과 수소사회로의 진입을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