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풍력 0.5%, 태양광 4%로 국제 평균에 크게 미달해… “갈 길이 멀어”
이번 정권에서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는 정책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평균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의 기후 에너지 씽크탱크 엠버가 30일 공개한 ‘국제 전력 리뷰 2022’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가 풍력과 태양광을 적극 확대하며 전체 발전량의 10.3%를 달성한 반면, 한국은 평균에 미달한 4.67%였다.
국내 기후에너지 씽크탱크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이날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많은 국민들이 지난 5년간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급속히 확대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전했다.
'국제 전력 리뷰 2022'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작년 전 세계 발전량의 10%가 풍력과 태양광으로 생산됐으며, 이는 파리협약을 맺은 2015년에 비해 2배 상승한 수치다.
또한, 세계 5대 강국을 포함해 전 세계 50개국이 총 전력의 10%를 재생에너지로부터 충당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일본,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도 새롭게 재생에너지 비중 10%를 달성에 합류했다. 이미 전체 발전량의 1/4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국가는 10개국으로 덴마크(51.8%), 스페인(32.89%), 독일(28.81%), 영국(25.15%) 등이 있다.
반면 한국은 작년 풍력(0.55%)과 태양광(4.12%) 합계 발전 비중이 4.67%로,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통계에 포함된 102개 국가 중 45위로 페루, 태국, 도미니카 공화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전 세계 풍력과 태양광의 발전량은 17% 증가하고, 국제사회가 합의한 1.5°C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가 2030년까지 매년 20% 이상 증가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저조한 재생에너지 성장세는 전 세계는 주요 국가와 아시아 주변국 사이에서도 에너지 전환 트렌드에 많이 뒤쳐진 셈이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에너지 수요와 효율적인 소비 역시 탄소중립 달성에 중요한 요소"라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전력 수요가 감소했다가 1년만에 1414TWh만큼 반등했는데 증가한 수요의 과반은 화석연료 발전이었다. 특히 석탄 발전은 중국을 중심으로 1985년 이후 최대 증가폭(총 1만42TWh)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이 7% 증가해 2018년 배출량을 3% 웃도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1인당 전력 수요가 G20 국가 중 3위로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며, 석탄 발전 규모는 전 세계에서 5번째로 화석연료 대신 빠르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브 존스 엠버 국제전력팀 팀장은 “풍력과 태양광의 시대가 도래했다. 앞으로 10년 동안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풍력과 태양광을 급전직하 수준으로 보급해야 한다"면서 "청정에너지는 이제 야심 찬 규모로 도입될 필요가 있다. 국가 정상들도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얼마나 빨리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도전의 필요성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저스틴 홈스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한국은 풍력과 태양광이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낮은 약 5%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둔한 에너지 전환이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기와 차기 정부가 공언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최대 25%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갈 길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를 엠버의 보고서가 보여준다"며 "다음 정부는 2030년까지 석탄 발전 중단을 추진하는 동시에 전기 소비자에게 비용 효율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 또 풍력과 태양광에 대한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불합리한 입지 제한을 없애 재생에너지를 확대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