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모델 먼저 국내 선보일 예정
- 韓시장을 위한 합작모델 출시 협력안 합의
프랑스 르노그룹과 중국 지리홀딩스가 공동으로 친환경 모델을 개발하고 국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은 2024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고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과 지리홀딩그룹이 한국 시장을 위한 양사 합작 모델 출시를 골자로 하는 상호 협력안에 최종 합의했다. 르노삼성차 연구진은 지리 산하 볼보의 'CMA 플랫폼'과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다. 지리홀딩스는 스웨덴에 위치한 연구·개발(R&D)센터를 중심으로 기술 지원을 하고 르노그룹은 신차 디자인을 맡을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르노그룹이 이번 기술 협약을 통해 개발원가를 낮추고 제품을 다각화 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CMA플랫폼의 활용도가 높아서다.
CMA플랫폼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전기차 제작에도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볼보 XC40과 C40, 폴스타, 지리자동차 산하 링크앤코 등 다양한 브랜드가 해당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먼저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연구위원은 녹색경제신문에 "지리차는 다양한 전기차 등을 만들어봤기 때문에 기술력이 상당하다. 르노가 (지리차의) 준중형 이하 모델을 국내에 가지고 들어옴으로써 현대차와 차별화 하려는 계획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하는 합작 모델은 국내 시장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공적인 호응을 받는다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지리차의 이같은 기술 협력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중 하나라고 본다. 실제로 지리차는 볼보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임러의 2대 주주이지만, 각 브랜드들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리차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2020년, 지리차는 볼보와의 합병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스웨덴 브랜드라는 볼보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계획을 철회하는 등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르노와의 이번 기술 협약도 지리차가 '글로벌 시장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일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중국은 전기차에 올인한지 10년이 지났다.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라며 "그럼에도 '메이드 인 차이라' 라는 이미지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다. 이번 르노와의 협업은 기존 전략과 마찬가지로 시장 영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리차는 완성도가 높고 가성비가 뛰어나기 때문에 플랫폼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먼저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해외시장으로의 수출 가능성도 있다. 해당 모델이 생산되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1개의 조립 라인에서 최대 4가지 플랫폼의 8개 모델을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구분 없이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대표는 “르노삼성이 폭넓은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게 됐다”며 “르노와 지리 간 협력의 중심에 르노삼성이 자리하게 된 것은 우리 역할과 책임이 더 커진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이번 모델이 부산공장의 안정적인 생산 물량으로 자리 잡는다면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