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전기차 시장이 최근 5년간 평균 66% 성장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스페인 내 전기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는 총 3671대를 기록했다.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자동차 판매시중 내 비중은 0.2%에 불과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며, 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 자동차 판매 대수는 약3만5000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 수준이다.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판매된 지역은 마드리드로 전체 판매 중 60% 이상이 이 지역에서 이뤄졌다. 지난 1월에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전년 동월대비 각각 10%, 100% 증가했다. 

◇ 스페인에서 인기있는 전기차 브랜드는?

스페인에서 인기있는 전기차 브랜드는 주로 독일과 일본 브랜드다. 

2016년 1월부터 8월까지 스페인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기업은 BMW(22%), 미쓰비시(21%), 닛산(19%), 르노(11%) 순이다.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주요 전기자동차 모델로는 BMW i3, 미쓰비시 Outlander PHEV(플러그인), 닛산 Leaf, 르노 Zoe 등이 꼽힌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유형으로는 일반 승용차로 56%의 판매 비중을 기록했으며, SUV(31%), 승합차(12%), 스포츠카(1%) 등이 뒤를 따랐다. 

◇ 테슬라, 스페인 시장 내 저변 확대 나서

글로벌 전기차 분야의 선두주자인 테슬라도 스페인 시장 내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테슬라는 2017년 초 스페인 시장에 모델X와 모델S를 출시했으며, 가정용 배터리 충전장치인 Powerwall 2도 판매를 시작했다. 아직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판매 중이나, 2017년 중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직영 판매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사용 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열악한 전기 충전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부터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기충전소 설치를 늘려가고 있다. 

2016년 말 36개에 불과했던 일반 전기 충전소가 2017년 2월에는 87개까지 늘어났고, 테슬라는 2017년 말까지 스페인 내 100여 곳의 전기충전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급속 충전소는 2016년 말 8개에서 2017년 말 22개까지 늘려나갈 것으로 발표했다. 

◇ 스페인 업계와 정부의 전망과 지원책

스페인 현지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하려면 20년 이상은 족히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0년까지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스페인의 보쉬는 실질적으로 가능한 목표 점유율은 10% 정도며 이 중 2~3%만이 순수 전기차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스페인 정부는 2016년부터 전기차 구매지원 프로그램을 시행중이다. 지난해 총 1200만 유로의 예산을 투입했고 올해는 1660만 유로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구매 보조금 지급, 차량 등록세 면제, 주행세 할인, 버스전용선 주행 허용, 도심 내 공공주차장 무료 이용 등과 같은 부과 혜택도 제공중이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의 마드리드 무역관은 "현 기술력이나 충전 인프라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전기차가 보편화 되기까지 여전히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도심이나 도시 근교를 간편하고 저렴하게 이동하고자 하는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들에게 '세컨트카'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최근 스페인 소비자들은 전기스쿠터나 전기자전거 등과 같은 저렴한 차세대 도심 이동 수단에 관심이 높다"며 "이런 시장은 아직 특정 브랜드에 대한 뚜렷한 선호도가 형성돼 있지 않아 우리 기업에 틈새시장으로서의 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