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세계적으로 해상풍력발전이 크게 확산하면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박(WTIV)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미 국내 조선소가 잇단 수주에 성공하며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2030년까지 30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설치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영국과 중국에서도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1척당 3900억원에 이르는 WTIV를 수주했고, 현대중공업은 프랑스 선급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해상풍력 하부구조에 대한 기본설계승인을 받으면서 향후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IEA "재생에너지 발전 규모 올해 290GW...2026년 4800GW이상으로 증가할 것"
미국 CNBC에 따르면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거의 290기가와트(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증가할 예정이며 신규 설비에 대한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대비 6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된 IEA의 재생에너지 시장 보고서는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2026년까지 4800GW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약 17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국내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 7기의 발전 용량이 7.2GW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시장이 형성되는 셈이다.
IEA는 보고서에서 “COP26에 대해 발표된 강력한 정책 지원과 야심찬 기후 목표가 새로운 풍력 및 태양광 패널 설치 비용을 증가시킨 최근의 기록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을 능가하기 때문에 지난해의 예측치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페이스 비롤(Fatih Birol) IEA의 사무총장은 금년의 기록적인 재생에너지 전력 증가는 ”새로운 글로벌 에너지 경제가 부상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강조했다.
비롤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높은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은 재생에너지 산업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기하지만 화석 연료 가격 상승은 재생에너지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 증가는 향후 5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성장하겠지만, 이는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1년부터 2026년까지 IEA의 탈탄소 시나리오에 따른 재생에너지 증가는 가속화된 경우보다 80% 더 빨라야 하며, 이는 각국 정부가 정책 및 구현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목표치를 높여야 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해상 풍력 사업 확대...800MW 운영 용량 추가
최근 심각한 전력난을 겪은 데다 국제사회로부터 탈석탄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 중 하나인 중국은 최근 해상 풍력에 많은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6일 인도의 에너지 전문매체 사우어에너지인터내셔널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국영 전력 회사인 중국 싼샤공사(CTG)는 지난 달 중국의 해상풍력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를 완성했다.
CTG가 건설한 양지앙의 샤파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 2단계가 지난달 27일부터 완전 가동되면서 광둥·홍콩·마카오 등의 지역에 친환경 청정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샤파 연근해에 위치한 이 프로젝트는 6.45MW 해상 풍력 터빈 62기로, 총 발전 용량은 400MW 규모다. 연간 약 10억8800만KWh를 생산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44만2600t, 석탄사용량 약 34만6000t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쉘, 15년간 전력 구매...도거뱅크, 3단계 완료되면 세계 최대 해상발전 단지로
세계적인 석유기업 쉘(Shell)은 지난달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 단지에서 향후 15년간 전력을 구매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이 계약에 따라 쉘은 잉글랜드 북동부 해안에 설치되는 3.6GW규모의 도거뱅크( Dogger Bank) 풍력발전 단지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단계인 도거뱅크C에서 연간 240MW(메가와트)의 전력을 구매하게 된다. 이미 쉘은 도거뱅크 A, B에서 연간 480MW를 구매하고 있다.
도거뱅크 해상풍력단지는 오는 2026년 3월 3단계가 완료되면 세계 최대 해상 풍력 발전 단지가 된다.
석유대기업인 쉘은 2050년까지 탈탄소 에너지 기업이 되겠다고 약속했다고 CNBC는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모나코 에네티에서 두번째 풍력발전기 설치선 수주...약 3900억원 규모
모나코의 에너지 기업 에네티(Eneti Inc.(NYSE:NETI))는 지난 2일 대우조선해양(사장 이성근)과 풍력발전기 설치 선박(WTIV) 1척의 건조에 대한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에네티는 "이번 발주는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첫 WTIV 신조선에 딸린 옵션"이라며 "이 선박의 가격은 3억2600만 달러(약 3900억원)이며 2025년 2분기에 인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배는 구스토MSC(GustoMSC)의 NG-16000X 디자인으로 건조되며 네덜란드 후이스만(Huisman Equipment BV)의 2600톤급 크레인(Leg Encircling Crane)이 탑재된다. 이 선박은 최대 65미터 깊이의 수심에서 최대 20MW짜리 풍력터빈을 설치할 수 있으며 LNG와 암모니아를 포함한 대체 연료로 작업할 수 있다.
에네티는 이 외에도 5척의 WTIV를 인수했다. 또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2030년까지 해상풍력 에너지 용량을 30GW로 확장한다는 계획에 대비해 미국 조선소와도 사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重, 뷰로베리타스로부터 하이플로트(HI-FLOAT)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 AIP 획득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해군뉴스사이트 지캡틴(GCAPTAIN)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프랑스 선급인 뷰로베리타스(BV)로부터 자체 개발한 하이플로트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에 대한 기본설계인증(AIP)을 획득했다.
현대중공업의 해양 프로젝트에 대한 방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상 부유식 풍력발전 설비의 하부구조인 '하이플로트'는 반잠수식 및 계류 기술로 10MW 풍력발전 터빈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패시브 밸러스트 시스템은 해양 작업 중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캡틴은 전했다.
임선묵 현대중공업 상무는 “혁신적인 부유식 해상풍력터빈 기초에 대한 AiP 획득은 우리 솔루션이 글로벌 탈탄소화 노력에 기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술적 이정표” 라며 "ESG 비전인 '청색을 넘어 녹색으로(Beyond Blue Forward to Green)'에 부합하는 노력과 약속의 일부"라고 말했다.
알렉스 그렉스미스(Alex GREGG-SMITH) BV 부사장은 “대규모 풍력 터빈의 효율적이고 안전한 운영으로 부유식 해상 풍력 발전 단지 개발의 위험을 관리하면서 탄소 배출이 없는 미래 청정 에너지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이 기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면서 "기술 개발에 대한 상호협력이 기후 변화에 맞서는 데 중요한 재생에너지 및 부유식 해상 풍력 기술 개발 분야에서 현대중공업과 BV 모두의 추가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