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전자, 또다시 '7만전자'로…"필요한 것은 어닝 서프라이즈 이상의 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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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전자, 또다시 '7만전자'로…"필요한 것은 어닝 서프라이즈 이상의 빅뉴스"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7.09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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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치 상회한 2분기 실적, 주가 상승엔 실패…”이미 너무 높은 기대치 때문”
- “3분기 전망도 급상승, 하지만 사도 될까?”…불안한 동학개미, 증권사는 여전히 ‘매수’ 의견

한때 ‘10만전자’를 넘보던 삼성전자가 또다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7일 2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의 기대감을 높였으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 발표일로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주’가 짊어져야 하는 무게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주가 상승까지 이어지려면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뉴스가 필요하다”며 “주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려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 핍래스 고객사의 추가 확보나 M&A 추진과 같은 드라마틱한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9일 전일대비 0.63%(500원) 떨어진 7만9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반도체 힘입어 기대 뛰어넘는 실적 냈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은 6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2조5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적은 직전 분기 대비 4%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33% 상승한 규모다. 이에 투자자들은 자연스레 주가 흐름의 호전을 기대했으나 예상과 달리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이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기본적으로 선반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이후 잠정 실적 발표 6회 중 당일 주가가 하락한 경우는 4번으로 절반 이상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나간 실적에 대한 평가보다는 적어도 6~12개월 이후의 업황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 6조9000억원, IM 3조2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2000억원, 가전 1조1000억원, 하만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효자’나 다름없는 반도체 부문은 이번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가격 급등과 오스틴 공장 회복으로 직전 분기 대비 2배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IM 부문 역시 AP 공급 부족과 동남아시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생겨 우려를 모았으나 예상 외로 선방했다. 고가 모델 위주의 판매와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이 양호한 수익성으로 이어진 듯하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예상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3분기의 영업이익이 2분기를 뛰어넘을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불안 요소도 있다. 반도체 부문의 이익 추정이다. 김경민 연구원은 “전 분기에 비해 이익 증가 폭이 제한적”이라며 “2분기의 DRAM 출하 증가율이 10%에 가까웠고 재고가 많지 않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8조원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는 시선도 나온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은 평균 DRAM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기존 추정 영업이익 9조2000억원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대한다”며 “반도체와 IM 부문의 실적 업사이드로 인해 3분기 영업이익은 15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삼성전자가 예상과 달리 3분기에도 실적 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면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현재 백신 보급 이후 IT 수요 둔화 우려로 인해 주가가 지지부진하다”며 “실적개선과 밸류에이션 매력 상승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에게는 당연한 일”…필요한 것은 ‘새로운 모멘텀’


증권가에서는 잇달아 ‘매수’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내놓으며 근거로 3분기 실적 개선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2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의 주가 흐름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을 확신하기도 어렵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더 이상 주가 상승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당연한 정례 행사가 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의 드라이버는 지나간 실적도 바로 다음 분기의 실적도 아니다”라며 “그보다는 적어도 6~12개월 후의 메모리 전망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파운드리나 M&A 등 그동안 삼성이 잘했다고 할 수 없는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나 전략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은 물론 주가 상승까지 이끌었던 반도체 업황에 대한 리스크도 존재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반도체 업황 전망과 관련해 세가지 리스크가 있다”며 “내년 반도체 업황 및 업체들의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수급 상황 변화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다”며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즉 투자자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빅뉴스’가 없다면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계속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풀이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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