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어음업 통해 ‘실탄’ 장전한 미래에셋증권, 경쟁력 강화한다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단기금융업무) 인가안이 금융위원회의 ‘최종 관문’을 넘어서며 증권사 경쟁의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발행어음업 인가 안건을 최종 인가 결정했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업을 통해 최대 18조2000억원의 '실탄'을 조달·운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발행어음업 진출을 주춧돌 삼아 IMA(종합금융투자계좌) 사업에도 뛰어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다른 증권사를 압도하는 자금창출력을 갖추게 돼 증권사 간 경쟁에서 앞서 나갈 동력을 확보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저금리 시대에 타 증권사 대비 차별성을 갖추기 쉽지 않다”며 “발행어음업 진출을 통해 앞으로의 차별화 전략을 고민해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무리하게 자금 조달을 추진하지는 않을 예정"이며 "고객을 위해 양질의 상품을 공급하고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정부정책 취지에 맞게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발행어음업 진출, 뭐가 달라질까?…미래에셋증권, 18조가량 조달·운용 가능해져
미래에셋증권이 2017년 7월 금융당국에 발행어음업 인가를 신청한지 약 3년 10개월만에 최종 인가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이 합류하며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까지 총 4곳이 됐다.
발행어음업은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투자은행)의 핵심 업무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2배 규모의 자금을 만기 1년 이내인 단기어음으로 발행·매매·인수해 중소·중견기업 대출과 부동산 금융, 비상장사 지분 매입, 해외 사업 등의 사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최대 18조2000억원을 조달·운용할 수 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업 인가를 통해 IMA(종합금융투자계좌) 사업 진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IMA 사업을 위해서는 발행어음업 경력이 필수적이다. 현재 IMA 사업 요건을 충족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하나 뿐이다. IMA는 고객에게 원금을 보장하며 일정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발행어음과 같지만 발행한도가 없다.
수익 다각화에 초점 맞춘 미래에셋증권, ‘리딩증권’ 경쟁 앞서나갈까
발행어음업 진출을 통해 미래에셋증권은 수익 다각화와 사업성 확장의 단초를 마련했다. 이는 기존의 미래에셋증권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성과도 맞물린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기업금융 여신 비중이 높지 않다”며 “반면 스타트업을 비롯한 Pre-IPO (상장 전 지분투자)에 힘을 쏟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발행어음은 미래에셋증권의 비즈니스 모델에 부합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사업 진출을 통해 자본 효율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리스크 관리 능력과 수익 창출 능력을 인정받아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잇달아 호평을 받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 이어 무디스도 미래에셋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우발채무·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를 축소하며 향후 자금조달 여력에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IB 수익 기반이 강화되고 있으며 분당금·배당금 및 해외법인 수익 확대 등 미래에셋증권의 고유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발행어음업 진출은 미래에셋증권의 기존 강점을 강화해 경쟁력을 키우는 교두보라 할 수 있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