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파나소닉간 '전기차-배터리 동맹' 균열이 현실화되나.
LG엔솔이 미국에 5조원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나오자,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CEO는 다른 전기차 업체와의 거래를 공개적으로 언급해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LG엔솔은 최근 2023년부터 테슬라에 4680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지난해 9월 “테슬라가 배터리 공급업체와 4680 배터리 개발을 위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말해 새로운 배터리 공급업체로 LG를 사실상 지목했다.
테슬라에 지나치게 의존한 파나소닉 배터리 비즈니스의 한계
파나소닉은 테슬라가 키운 신데렐라 같은 배터리업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중국의 CATL(점유율 31%), LG엔솔(18%)에 이어 3위(15%)차지했지만 매출의 70%이상이 모두 테슬라 한 업체와의 거래였다.
적과의 동침도 예사로 일어나고 있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테슬라가 파나소닉 의존도를 줄이고 LG엔솔과 새롭게 거래하는 것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던 셈이다. 공급망을 한 업체에 의존하면 최악의 경우 완성품(전기차) 자체를 생산 못하는 리스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로써는 파나소닉에 독점을 주는 한 , 가격 협상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쓰가 CEO가 대놓고 타업체 공략 지시 이면에는 이러한 기형적인 공급 사실이 자리잡고 있었다.
글로벌 배터리시장, 적도 없고 아군도 없는 무한경쟁 시대로
쓰가 가즈히로(Kazuhiro Tsuga) 파나소닉 CEO가 14일 “이제는 테슬라에 대한 막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도 호환되는 배터리 공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쓰가 CEO 발언은 한국의 LG 에너지 솔루션이 미국에 5조원을 투자, 테슬라를 포함한 미국 전기차 업체 배터리 점유율 확장 발표 직 후 나온 터라 글로벌 배터리 전쟁의 격화가 예고된다는 분석도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파나소닉은 그동안 자사 생산 배터리의 75.6%를 테슬라에게 공급할 만큼 테슬라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해 고성능 배터리 ‘4680’을 자체 개발할 것을 공개한 후 파나소닉이 테슬라에 탑재할 ‘4680’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쓰가 CEO는 “어느 시점에서 파나소닉은 테슬라와의 지나치게 치우친 관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파나소닉은 “다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파나소닉이 더 이상 테슬라만을 등에 업고서는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테슬라 또한 파나소닉 외에 다른 배터리 업체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대형 원통형 배터리 셀 ‘4680’ 자체 개발을 선언하면서 “파나소닉 외에도 다른 배터리 공급업체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고 협상 대상자가 전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의 CATL과 2위인 한국의 LG 에너지 솔루션인 걸로 알려졌다.
한편 LG 에너지 솔루션은 미국시장에 5조원을 투자, 미국 내 배터리 생산량을 현재의 5GWh에서 75GWh까지 대폭 늘려 미국서 전기차 230만대분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또한 미국서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분야도 미국시장서 새로 진출, 테슬라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LG 에너지 솔루션이 투자를 완료, 미국내 배터리 생산 능력이 대거 확보된다면 미국내에서 최근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양산과 테슬라 배터리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승희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