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 시장 작년 4500억대로 성장
CJ와 오뚜기가 시장의 99%를 장악하고 있는 즉석밥시장에 닭가공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하림이 도전장을 냈다.
국내 즉석밥 시장은 CJ가 70%, 오뚜기가 25%정도를 점유해 국내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다. 만만찮은 자본력과 유통망을 갖고 있는 하림이 이번에 신규 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양강시장에 변화가 일어날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림그룹이 HMR 시장 진입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CJ의 햇반(점유율 70.6%)과 오뚜기의 오뚜기밥(28.2%)가 시장의 99%를 점유, 아성이 워낙 공고하기 때문이다.
농심 등 여러 식품기업들이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전처를 밟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닐슨코리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즉석밥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1290억원에서 2017년 3287억원, 2019년 4134억원, 지난해 4437억원으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림의 이러한 행보는 핵심 사업인 축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성이 커지는 가정 간편가정식(HMR) 시장을 공략해 새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있다.
하림은 신메이홀딩스의 합성보존제 없이 쌀을 가공하는 기술을 활용해 시판 중인 상품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즉석밥을 선보이며 이를 통해 제2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단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하림그룹은 즉석밥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해 프리미엄 즉석밥을 내놨다.
이를 위해 익산시와 손잡고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지었다. 3만6500평에 달하는 이 공장은 현재 일부 라인은 가동을 시작했다.
하림은 즉석밥을 시작으로 이어 국·탕·찌개 등 HMR 제품을 차례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닭고기 중심 사업 한계를 뛰어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 순밥(즉석밥)은 갓 도정한 신선한 국내산 쌀과 깨끗한 물만으로 지은 순수한 밥으로 집의 주방에서 짓는 밥맛을 그대로 구현했다"며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데다가 기존 경쟁자의 아성이 높은 즉석밥 시장의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설비에 투자해서 시장에 진출한다고 해도 판매량을 확대해서 공장 가동률을 높여가는 선순환을 만들기가 쉽진 않다”며 “예전에 하얀 국물이 유행할 때 팔도가 생산라인을 확대했으나, 그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진 게 한 예”라고 말했다. 이어 “입맛을 사로잡아서 시장에 정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