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 국민은행 1위 은행 수성, 증권 선방하며..첫 분기 순익 1조 클럽 달성
- 하나금융, 은행 수익 감소한 반면 하나금융투자 선방 등 비은행 자회사 실적 호조
- 우리금융, 연내 아주캐피탈 인수 마무리...사업 다각화 승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초저금리라는 악재 속에서도 국내 금융지주들은 3분기 줄줄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간발의 차이로 KB금융지주를 실적에서 앞섰지만 모두 사상최초로 분기순익 1조 원을 넘기며 건전성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하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금융지주 실적이 증가한 것은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급증, 개인투자자 투자열풍에 따른 증권사 실적 호조, 은행 비용 감소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 9502억원을 거두며 리딩금융그룹의 타이틀을 지켰다. 코로나發 경기침체 등 어려운 영업환경에서도 꾸준히 추진한 수익 다변화 노력들이 안정적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분기기준으로는 지주사 설립 이래 최초로 순익 1조 원을 돌파한 1조 1447억 원의 실적을 보였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8779억 원, 분기 기준으론 1조1666억 원이었다. 신한금융이 분기 실적에선 KB금융에 밀렸지만 누적 기준으론 우위에 앞섰다. 지난 상반기에도 신한지주는 1조 805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KB금융지주를 942억 원 차이로 제치고 1위 금융지주 자리를 지켰는데 이번 분기에도 간발에 차이로 수성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의 투자은행 부문은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대형 딜 감소에도 불구하고, 그룹사간 협업, IB 딜 공동 주선 확대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1273억 원 증가한 649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그룹 실적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글로벌 부문도 국외점포별 특성에 맞는 성장전략, 카드·금융투자 등 글로벌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34억 원이 증가해 코로나19 위기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들의 수익기여도가 금융지주사 중 가장 커 기여도는 41.3%에 달했다. 신한카드의 3분기 순익은 1676억원, 누적순이익 4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나 늘어난 4111억원을 기록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1666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8.8% 증가했다.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이 증가하고, 2분기 선제적 추가 대손충당금 전입(세후 약 1490억 원)에 따른 기저효과와 푸르덴셜생명 인수 관련 염가매수차익(1450억 원)이 크게 기여했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6356억 원으로 전분기 보다 3.8%(249억 원) 줄었다. 누적 당기순이익도 1조 882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 줄었다. 지난 2분기에 보수적 미래 경기 전망을 반영한 추가 대손충당금(세후 약 1150억 원)을 적립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기와 누적기준에서 모두 신한은행 보다 앞서며 리딩뱅크의 자리를 유지했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 76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9763억원 대비 10.7%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10.1% 감소한 6244억 원이었다.
계열사인 KB증권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KB증권의 분기 순이익은 2097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39.6% 증가했다. 누적 순이익도 338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6%나 급증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확대와 IB 부문 실적 개선으로 호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KB손해보험의 분기 순이익은 426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36.2% 감소했고, 누적으로는 186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2% 줄었다.
하나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 106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2%(650억 원) 증가했다. 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10.3% 늘어난 7601억 원이다. 코로나19 여파 등 비우호적 외부 환경 속에서도 비은행 부문의 선방(6597억 원)과 함께 비대면 채널의 영업기반을 확대한 영향이 효자 노릇을 했다. 비은행 부문의 하나금융 실적 기여도는 31.3%에 달한다.
핵심 관계사인 하나은행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1조 654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7.6%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주요 일회성 이익인 명동 사옥 매각 이익이 소멸된 영향을 받았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591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18% 감소했다.
반면 비은행 부문은 좋은 실적을 거뒀다. 하나금융투자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6.2%(766억 원) 증가한 2880억 원이다. 동학 개미로 대표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큰 기여를 했다. 하나카드도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에 따라 전년 동기보다 129.6%(646억 원) 증가한 1144억 원의 누적 연결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은 금리성 자산 증대에 따른 이자이익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65.2%(501억 원) 증가한 누적 순이익 1271억 원을 거뒀다.
우리금융그룹도 3분기 당기순이익 4800억 원을 거뒀다. 대손충당금 확충 등으로 1424억 원을 기록한 전 분기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주요 자회사의 실적을 보면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810억원으로 집계돼 전분기 보다 176% 이상 늘었다. 이밖에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은 각각 278억원, 1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아주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둔 아주캐피탈 경영권 인수를 결의했다. 지난해 신규 편입된 자회사들과 함께 사업포트폴리오 라인업이 한층 강화되면서 그룹내 자회사들간 시너지로 비은행부문의 손익 기여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임을 감안해 견조한 펀더멘탈의 업그레이드와 그룹 내 사업포트폴리오 간 시너지 강화 등 그룹의 내실화에 주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