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행장, 상반기 코로나19 사태 속 괄목할 만한 성과
내달로 임기가 종료되는 Sh수협은행장의 후임을 결정하는 일정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이동빈 행장의 연임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행장은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된 이후 선출된 외부출신 행장으로, 정부와 수협중앙회 간 의견 차가 커 이동빈 행장의 연임여부는 안개속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오는 25일까지 행장 후보를 공개 모집한다. 이동빈 현 수협은행장은 내달 24일 임기가 만료된다.
은행장 후보는 면접이 진행되는 다음달 12일 이후에야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 수협은행장 선출 과정도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행추위 구성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3차 행추위 일정은 미정인 상태다.
시작부터 은행장 임기 단축, 은행장 추천위원회 위원장 선정, 은행장 선임방식 등에서 이사들 사이에 의견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행추위는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3명과 수협중앙회 추천 2명을 합해 총 5명으로 구성된다. 은행장 추천은 행추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결의된다. 4명 이상의 행추위원이 동일한 인물을 최종후보로 지목해야 행장으로 낙점될 수 있어 행장선임에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차기 행장의 임기는 2년이다. 수협은행은 지난 7일 지배구조내부규범 제9조를 개정해 은행장의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연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예금보험공사는 수협은행에 대한 수협중앙회의 경영간섭이 심해질 수 있다며 임기 단축을 반대했다. 그러나 한발 물러서는 대신 행추위 위원장을 기재부 출신으로 선임했다.
그간 위원장직은 중앙회 추천 인사로 채워졌지만 처음으로 정부발 기재부 추천 인물이 발탁되면서 일각에선 이를 두고 관료출신 행장을 선임하기 위한 정지작업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협은행 안팎에선 기재부 측 위원장 선임이 관료출신 은행장 복귀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역대 행장들은 대부분 기획재정부나 예금보험공사 출신이었다. 이원태 전 행장의 경우 금융위와 기재부 세제실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였다.
수협은행 내부 CEO승계프로그램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래창조실에서 CEO승계업무 지원업무를 보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부의 입김이 더 강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6년 수협중앙회는 본연의 기능인 어업인 지원을 수협중앙회에서 하고, 신용사업무분을 수협은행이 하도록 분리했다. 행추위 개최주기가 짧아지면 수협은행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은행장 내부출신에 대한 격론이 이어지면서 은행장 선임 절차가 본래 일정보다 6개월 가량 지연됐고 이동빈 행장이 첫 민간출신 행장으로 수협은행과 인연을 맺었다.
내부에선 수협 출신의 행장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동빈 행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 행장은 옛 한국상업은행에 처음 입행해 우리은행에서 수 년간 영업본부, 검사부, 기업금융, 여신 등 굵직한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가계대출 영업을 늘리면서 기업대출에 쏠려있던 대출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안정화시켰다는 평이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비중도 2017년 3월 기업대출 74%, 가계대출 25%에서 2020년 3월 기업대출 58%, 가계대출 41%로 차이가 줄었다.
Sh수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결산 결과(잠정) 1371억원의 세전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총자산은 50조8813억원,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43%를 기록했다.
안팎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실적면에서 향후 경쟁에서 수협은행의 입지를 굳힐 기초를 닦았다는 평이다.
업계에서도 이 행장이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수협은행이 처음 분리한 시점에는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부득이 외부인사를 임명하는 선택을 했었다"며 "내부출신으로 수협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행장을 발탁하려는 여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