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총 1천억달러 상당의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전에 적극 나선다.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해외 수주 실적을 회복하고, 사태 진정 시 주요국들이 경기 부양 차원에서 확대할 인프라 투자를 선점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해외수주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사업의 경제적 효과, 지역 다각화, 수주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재까지 발굴된 프로젝트 중 30건을(총사업비 기준 1천억달러) 핵심 프로젝트로 선정했다. 이중 올해 수주할 물량은 300억달러 상당이다.
홍 부총리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2년 내 수주 가능성이 높고 중요성이 큰 합계 총사업비 1천억달러 규모의 해외 핵심 프로젝트 30개를 선정해 최대한 수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관리,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프로젝트는 인프라나 건설, 플랜트 등 대형 사업 중심으로 편성돼 있다.
정부는 상대국 입장을 고려해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방글라데시 다카-마이멘싱 도로사업(5억달러)과 다카 외곽 순환철도, 송전선로 사업, 미얀마 달라 신도시 시범단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핵심 프로젝트를 선정한 것은 이들 프로젝트에 총력전을 벌이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이 '팀 코리아(Team Korea)'가 돼 전방위적인 수주전을 펼치는 개념을 제시했다.
기재부를 중심으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이 참여하는 해외수주지원협의회를 열고 필요하면 수주지원단을 현지 파견할 예정이다.
여러 기관에 분산된 해외건설 관련 정보를 '해외건설산업 정보시스템'으로 모아 통합관리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해외 수주를 확대하고자 15조원 상당의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하기로 했다.
먼저 30개 핵심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3조7천억원 상당의 금융지원을 준비해뒀다.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PIS) 펀드 자펀드 1조5천억원, 글로벌 인프라펀드(GIF) 4천억원,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금융지원 프로그램 1조8천억원으로 구성된다.
10조9천억원 상당의 정책금융기관 보증·대출, 경협증진자금 등도 대규모 해외수주전에 투입할 수 있도록 배정해뒀다.
신규 프로젝트를 추가 발굴하기 위한 역량도 끌어올린다.
해외 프로젝트를 조기에 발굴하고자 수출입은행도 조사·입찰 및 사업 타당성조사 지원사업을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각 부처가 예산사업으로 진행하는 예비타당성조사에 더해 추가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수주 대상국이 관심 있는 국책사업을 선점하고자 공동연구 등 대(對) 정부 정책자문도 확대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해외수주에 나서기 유리하게 제도도 바꾼다.
공공기관의 해외사업 예비타당성 제도는 평균 7.5개월 걸리던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을 4개월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
신용도가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이라도 사업성이 우수하다면 보증 발급에 어려움이 없도록 공공기관이 공동보증에 나서고, 대·중소기업의 동반 진출도 지원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의 전방위적인 해외수주 노력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주목표 300억달러(약 36조원)가 반드시 달성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