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코로나19로 지쳐간다. 매일 10시에 나오는 확진자 통계. 모든 매체가 속보로 처리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 어제보다 얼마나 증가한 것인지, 어느 지역이 늘었는지, 또 다른 감염 유형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해 기사를 내보낸다.
그렇게 확진 통계 기사를 마무리하면 곧바로 오전 11시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이 시작된다. 브리핑은 약 40~50분 정도 진행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의 설명과 일문일답이 끝나면 곧바로 정리해 기사를 송고한다. 12시를 훌쩍 넘긴다.
잠시 쉬었다가 오후 2시에는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이 시작된다. 어느 날은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 어떤 날은 권준욱 부본부장이 설명한다. 여기서 나온 여러 사실과 일문일답을 정리해 기사를 내보내면 오후 3시가 지나있다.
이어 오후 4시발로 발표되는 추가 확진자 현황이 기다리고 있다. 아침을 ‘코로나19’로 시작돼 저녁을 ‘코로나19’로 마무리하는 셈이다. 보건의료 담당기자의 최근 한 달 동안의 일상이다.
7일 오후 4시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선 7041명으로 집계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시간 확진자 현황 파악, 환자 치료상태, 지역별 특이 사항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들의 수고와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신규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 지역별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나고 있어 이 또한 초미의 관심이다.
기저질환이 없던 이들이 사망하면서 그 원인 파악도 해야 한다. 24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은경 본부장이든, 권준욱 부본부장이든 오후 2시 브리핑을 보면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31번째 신천지 교인 이후 국내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방역 당국 관계자들은 낮과 밤을 잊었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쪽잠을 자는 것도 여러 날이다.
안타깝게도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신규 확진자 851명을 정점으로 4일 435명, 5일 467명, 6일 505명, 7일 448명 등으로 400~500명 규모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방역 당국뿐만 아니라 의료진들 또한 힘겹기는 마찬가지이다. 대구와 경북지역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인력 부족 사태가 빚어졌다. 다른 곳에서 자원봉사하기 위해 의료진들이 대구, 경북으로 한걸음에 달려왔다. 대구, 경북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이 돌봐야 할 환자들은 폭증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 업무가 가중되고 방호복까지 착용해 진료해야 하는 상황에서 힘겨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방역당국과 의료팀의 노력으로 우리는 희망을 가진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최근 전 세계 확진자 대비 사망사례를 분석해 보면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은 약 3~4%에 이른다. 100명 확진자 중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사람이 3~4명 정도 된다는 설명이다. 이런 통계에서 예외에 속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다.
7일 오후 4시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는 7041명이다. 이중 사망자는 49명. 사망률이 0.69%에 불과하다. 100명 확진자 중에 사망하는 사람이 1명 정도라는 것이다. 이는 이미 잘 알려졌듯이 우리나라 방역시스템의 신속한 진단 덕분이다.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7일 0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총 17만1422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세계에서도 이런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신속하게 진단해 빠르게 확진자를 찾아내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빠르게 확진자가 확인되면 중증도에 따라 곧바로 치료할 수 있다. 당연히 사망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천지 대유행으로 비롯된 코로나19 사태로 온 사회가 영향을 받고 있다. 방역 당국, 의료진의 노력과 수고로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사람은 크게 줄었다. 사망자가 더 늘지 않고, 신규 확진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격리해제가 증가하면 코로나19 확진 규모는 줄어들 것이다.
'힘내라!'를 외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힘내라! 대한민국’. ‘힘내라! 대구’. ‘힘내라! 경북’.
코로나19로 사망한 49명의 고인과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