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뒤진 싸이’ 되지 않으려면? 세계 산업 선도국가 도약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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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 뒤진 싸이’ 되지 않으려면? 세계 산업 선도국가 도약 토론회
  • 조원영
  • 승인 2012.04.3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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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개최…한민구 서울대 교수 “성장동력 육성 위해 5대 기술씨앗 뿌려야

“SNS에서는 싸이월드가 페이스북보다 선도자(First Mover)였고, IPTV에서는 하나로TV가 선도자였지만 실패했다”(이근 서울대 교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서는 ‘융합’이라는 씨앗을 뿌려야 한다”(한민구 서울대 교수)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포스코경영연구소가 30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세계 산업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산업주도권의 국가간 이전과 추격의 결정요인’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는 작은 내수시장, 비영어권, 문화 코드에서 비선도국가이므로 선도자 전략이 적절치 않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근 교수는 “한국은 여러 산업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추격을 해 왔고 선도 지위에 도달했는데 가장 큰 위험요인은 바로 ‘승자의 저주’”라며 “맹목적인 선도자 전략에의 몰입보다는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 전략이 더 위험성이 적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우리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일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의 주력산업 분포가 유사해 한중간 상호 경쟁․분업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가 우리산업의 도약과 추락여부에 관련된 결정적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추격을 극복하기 위해 부품소재의 고급화를 추진하고,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활용하기 위해 한중 FTA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향후 10년 경제환경의 변화속에서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이근 교수의 ‘빠른 추종자’, ‘한중 FTA 체결’ 제안 외에도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 ‘기능․기술인력 양성’ ‘첨단융복합산업 육성’, ‘대기업 경영권방어장치 인정’, ‘산은․기은 등 정책금융기관의 적극적 투자’, ‘융합 신산업 지원시스템의 일원화’ 등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이날 한민구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미래 성장동력산업과 향후 과제’의 주제발표에서 “잠재성장률 반등, 중국의 급속한 추격 극복, 향후 증가가 예상되는 복지재정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성장동력 육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2020년대 6개 미래 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하고 5가지 기술 씨앗(SEED 기술산업)을 뿌려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2020년 성장동력으로 융합반도체, 융합모바일기기, 친환경 융합 자동차, 차세대융합디스플레이, 고부가가치 부품 소재, 플랜트 등 융합 관련 산업을 지목했다. 이어 기술 씨앗으로는 IT, 신소재, 바이오, 로봇, 환경 등의 기술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 2020년대 성장동력 산업
* 융합반도체 : System LSI + Memory + Power Management
* 융합모바일 기기 : 차세대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 등(Wearable 포함)
* 친환경 Smart & Safe 융합자동차 : Hybrid 및 EV, 친환경 디젤, IT 융합 및 무인
* 차세대융합디스플레이 : Smart 3D AMOLED TV, Flexible, 투명, 무안경 3D
* 고부가가치 부품 소재 : 이차전지, 고급철강, 융복합 IT 및 자동차 부품, LED
* 플랜트 : 해양구조물 및 고부가가치 선박, 엔지니어링·플랜트, Smart City

◇ 2020년대 SEED 기술 산업
* IT :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컴퓨팅, ICT 콘텐츠
* 신소재 및 부품 : 초경량소재, 나노소재, 에너지 및 IT소재
* 바이오·제약 및 정밀 화학
* 로봇 및 의료기기(헬스케어 포함)
* 환경기술 :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대기업 경영권 방어장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교수는 “성장동력 육성은 10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 마스터플랜이며, 대규모 투자와 기술 축적이 중요한 첨단 제조업 중심인 만큼 대기업의 적극적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대기업의 경영권방어장치 인정도 고용창출 등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장했다.

한 교수는 “성장동력 산업은 초기 리스크가 매우 높은 만큼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성장동력 산업의 키워드가 융합인 만큼 융합신산업 R&D 지원을 확충하고 내실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의 규제기능과 산업진흥이 분리되어야 산업기술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며 “산업 진흥을 중심으로 정부의 지원체제를 일원화여 성장동력 창출과 융합을 촉진할 수 있는 융합신산업 정책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교수는 “미래 성장동력산업의 성과를 국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여 선택적이고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축적된 산업기술과 기업의 투자 마인드, 정부의 지원이 잘 어우러진다면 미래 성장동력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윤종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센터 소장은 “2000년대 국내 7대 주력산업이 빠른 수출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우리 주력산업은 세계 1~5위권의 시장지배력을 확보해 선도적 역할을 수행했다”며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대기업이 수출을 주도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증가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장 소장은 “이는 대부분의 중소․중견기업이 내수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며, 대기업의 해외 생산이 점차 확대되어 국내 수출동력이 저하되는 것”이라며 “대기업이 빠져나간 자리를 중소․중견기업이 채워 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이 절실히 필요하며, 중소기업을 중소기업에 머무르게 하기 보다는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존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최근 지식경제부에 중견기업국 신설 논의가 있는데, 중견기업국이 중소기업에의 안주를 부추기는 정책 인센티브를 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 인센티브로 전환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급속한 추격, 국내 주력산업의 기능․기술인력 고령화 및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 등 다양한 위협요인으로 현재 주력산업은 그 성과에도 불구하고, 누란지위의 형세”라며 “조립․장치산업 분야의 중국의 급속한 추격을 극복하기 위해 부품․소재의 고급화, 전유성이 높은 지식․기술의 개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술개발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중국이 쉽게 추격할 수 없는 질적 수준이 높은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며 “현재 초보적 수준의 산학연 협력체계를 독일이나 핀란드처럼 보다 실질화․내실화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거 일본이 단카이세대의 은퇴에 따른 숙련 단절로 인해 자동차, 조선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를 상기시키면서, 국내 주력산업 역시 기능․기술인력의 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국내 기능․기술인력의 숙련 단절이 우려되어, 기능․기술인력을 적극적으로 양성․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우리 산업의 경쟁우위 유지를 위해 새롭게 실행되는 노사, 세제, 복지, 환경 등 다양한 법령 및 정책에 대한 산업경쟁력영향평가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2010 vs 2020의 한국 산업지도 전망

 
이날 토론회에서는 주제발표에 이어 강태영 포스코경영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 송호근 와이지-원 대표이사, 이덕희 KAIST 교수 등 각계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나서서 종합토론을 벌였다. 또한 미래 성장동력의 우선순위, 정책과제 우선순위 등에 대한 즉석 청중투표도 이어졌다.

토론회에서는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의 개회사와 조석 지식경제부 제2차관의 축사가 있었다.

조석 지경부 제2차관은 이 날 축사에서 “향후 증가할 복지수요의 재원을 마련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여, 국민들이 윤택하고 안전한 삶을 향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여전히 성장과 산업 발전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이 번 정책 토론회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국내기업,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여명도 이날 정책 토론회에 참석하여 미래 산업 환경변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조원영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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