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해외법인 실적 하향세... 반등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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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해외법인 실적 하향세... 반등 해법은?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5.01.09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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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해외법인 순익 22년 이후 줄곧 감소... 글로벌 실적 2위 자리 흔들려
전체 순익서 글로벌 비중 6%대까지 낮아져... 목표 25% 달성 난망
베트남·미국 등 중요도 높은 국가 공략 강화... 해외법인장에 젊은 피 전면 배치
[사진=우리은행]
[사진=우리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우리은행이 글로벌 사업 부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베트남, 미국 등 중요도가 높은 국가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법인장 인사에서는 관행을 깨고 젊은 피를 수혈했다. 은행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법인의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계속되는 부진으로 목표 달성에 비상등이 켜지자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은행 해외법인의 누적 순이익은 1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동남아, 미주·유럽 등 11개 지역에서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의 글로벌 실적 감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동남아 3국(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며 2017년 782억원에 머물던 해외법인 순이익을 2022년 2822억원까지 키웠으나, 이후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에 타격을 받으며 성장세가 꺾이는 모양새다. 2023년 우리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2279억원으로 2022년과 비교해 20.9% 감소했다. 

이 같은 부진 탓에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해외법인 실적 순위표에서 하나은행에 2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과 달리 하나은행의 글로벌 사업 성장세가 돋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지난해 3분기 11개 해외법인에서 모두 흑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203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수확했고, 이에 따라 두 은행의 글로벌 실적 격차는 2023년 3분기 77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342억원으로 절반 가량 좁혀졌다.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순이익 기준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해외법인 실적 순위는 신한(4343억원)·우리(1545억원)·하나(1204억원)·국민(-1713억원) 순이다. 

아울러 실적 부진 장기화로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앞서 재작년 10월 우리은행은 은행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법인이 차지하는 몫을 25%까지 높이겠다는 내용의 '글로벌 중장기 사업 계획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연이은 실적 부진으로 순이익 내 글로벌 부문의 비중은 2022년 9.9%에서 지난해 3분기 6.1%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해외법인 순이익 규모를 지금의 4배 이상으로 늘려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실적 하향세가 심상치 않자 우리은행은 근래 들어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우리은행은 현지 영업채널을 확대하는 등 베트남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인 베트남우리은행이 지난해 확충한 영업채널만 하노이 미딩출장소, 롯데몰지점, 남빈증출장소, 서사이공지점 등 5곳에 달한다. 이는 전체 해외법인 실적에서 베트남우리은행의 비중(27%)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신규 지점을 내기 위한 준비에도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오스틴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기에 '제2의 실리콘밸리'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신규 지점을 거점으로 텍사스 경제권 영업을 선제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실적을 높이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우리아메리카은행 역시 베트남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전체 해외법인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16%)로 높은 편이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지난달 있었던 임원인사에서도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한 변화를 단행했다. 그간 우리은행의 해외법인장 자리는 부행장 임기를 마친 임원이 맡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으나, 이번에는 1970년대생 본부장급을 베트남,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의 해외법인장으로 전격 발탁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보은성 인사'에서 벗어나 성과를 내야 하는 젊은 피를 전면에 배치, 해외영업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내외 변수 때문에 일정이 일부 조정된 사안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기존에 설정한 전략에 맞춰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일례로 여전히 성장세가 좋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동시에, 폴란드 등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도 착실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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