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경쟁 활성화 독될 수도, 가격출혈경쟁하는 중소업체들 살아날지도 의문
국회에서 거대 알뜰폰 업체의 점유율을 제한하는 법안이 논의중이다. 여당안의 경우 SKT·KT·LGU+ 이동통신3사의 자회사를 그 대상으로 했고 야당은 KB리브엠과 같은 금융권 대기업까지 포함했다. 현재 알뜰폰 업계는 이통3사 자회사, KB리브엠 등 금융권까지 전체 시장의 5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점유율 제한이 오히려 알뜰폰 경쟁 활성화를 저해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유상임 과학정보통신부 장관은 출입기자단 송년 간담회에서 "이통사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을 대부분 점령하게 되면 영세 사업자들이 설 자리가 없으니까 그런 부분을 정부가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지 ,영세사업자 기술력과 서비스 어떻게 높이며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구조가 무엇인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며 "종합적인 대책은 연초, 1월 내에 발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통3사 자회사에 해당하는 알뜰폰 업체는 SK텔링크와 KT엠모바일,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 등 총 5개 업체다. 사물인터넷 회선을 제외한 이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50%에 살짝 못미친다. 만약 이같은 상황에서 점유율을 50%나 60%로 제한하면 해당 업체들이 이후 신규 고객 유치 경쟁을 위한 서비스 질 향상이나 투자에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더군다나 점유율을 제한한다고 해서 중소 알뜰폰업체가 무조건 살아날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최근 알뜰폰 시장에서 중소 알뜰폰업체는 0월 요금제 등 출혈 경쟁을 통해 가입자 유치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경쟁에 치우치다보니 통화 서비스 품질 관리나 고객센터와 같은 CS 측면에서 규모가 큰 업체들보다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는 지적은 지금까지 있어왔다. 점유유율 제한이 중소 알뜰폰 업체의 내실 다지기와 건강한 시장 생태계 조성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알뜰폰은 기존 통신3사보다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같은 시장 규제가 자칫 이용자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알뜰폰은 저렴한 요금덕분에 통신3사보다 이용만족도가 앞선다. 통신사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2020년 상반기 이후 9반기 연속 알뜰폰이 통신3사를 앞질렀다. 이번 하반기 역시도 알뜰폰 사업자 평균 점수인 693점으로, 통신3사 평균 점수인 676점보다 높았다.
향후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3사에 내는 망 사용료 '도매대가' 인하 유도 등이 담긴 알뜰폰 경쟁 활성화 정책은 내달 발표될 예정이다.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