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화가 내년 1월부터 소상공인에도 확대 적용된다. 설비 구매, 설치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매장에 도입해야 하는 시기가 임박한 셈이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해당 설비 도입 비용을 70~80% 가량 지원받을 수 있는 정부 사업에도 저조한 신청률로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법안이 일회성 시행으로 그칠 가능성과 초고가의 설비를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이  매장에 도입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법안 적용 범위에 신청을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부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가 확대 적용되는 가운데, 해당 설비 설치와 관련해 소상공인이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의 신청자가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휠체어 사용자, 시각장애인, 고령자 등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능이 탑재된 키오스크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024년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의 추가모집을 시행했다. 해당 사업은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등의 설치비를 70~80% 가량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진행된 사업 모집의 신청 기한은 오는 12일 오후 6시까지로, 모집 마감이 불과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재 지원금 신청자는 총 200개 점포인 모집 규모의 1/4에 그친 50개 점포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 관계자는 10일 <녹색경제신문>에 “최근 악화된 경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해당 사업의 신청자가 저조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부 발생하는 본인부담금 때문에 지난 4월 상반기 사업 진행 당시에도 중도 포기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을 신청하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도입 비용의 70~80%가 국비로 지원이 되는데, 이외 발생하는 약 150만원 정도의 본인부담금이 소상공인에게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 법안이 아직 시행 전 단계이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1월 28일부터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령’의 단계적 시행에 따라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가 상시 100인 미만의 바닥면적 50제곱미터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들이 도입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시행령이 확대 적용 전인 상황과 더불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의 가격이 일반 키오스크 가격의 몇 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라 소규모 사업장이 해당 설비를 들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반발이 거센 것으로 분석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10일 <녹색경제신문>에 “관련 법안이 일회성으로 시행됐다가 폐기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설비 도입을 미루고 있다”며 “지난해 ‘빨대 규제’가 철회된 경우를 한번 겪기도 했고, 비용 부담이 과해서 현실성이 없는 법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식업계 및 소상공인들은 해당 법안의 대안 인정 범위를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법률은 예외적으로 바닥면적이 50제곱미터 미만인 시설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없이도 보조기기·보조인력 등의 조치를 제공하는 경우 동일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본다. 소상공인들은 이러한 대안 편의 조치를 50제곱미터 이상의 소규모 사업장에도 인정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소상공인들의 호소에도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도입 의무 완화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10일 <녹색경제신문>에 “보건보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부처 협의를 진행하며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설비 가격 절감 방식을 강구하고 있다”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와 관련한 소상공인의 핵심적인 애로사항이 비용 부담인 만큼, 지원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무 완화에 대해서는 “아직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이기 때문에 확대 적용 전 법안이 변경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시행 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