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많아질수록 A사 수익도 커지는 구조...홍보 집중
컨설팅기업도 수혜...칠러 등 데이터센터 연관 기업도 이득
국내 기업 대표, "글로벌 CEO들도 AI 불확실성은 인정"
젠슨 황, 수요의 근거는 수요?...정부는 1조원 AI에 투자키로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AI가 망하든 흥하든 확실히 돈을 버는 기업도 있다. 엔비디아뿐만이 아니다. AI는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AI를 시도하는 과정 자체에 집중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대표적 클라우드 기업 A사는 AI 열풍을 맞아 저변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A사는 얼마전 5호선 신정역 근처에 데이터센터를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위치는 원칙적으로 기밀"이라면서도 "얼마전 신정역 근처에 A사의 데이터센터를 추가하기 위해 작업자들이 여럿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A사는 여러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국내 공공기관과도 접점도 증가하는 추세다.
얼마전 A사가 후원한 행사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기업이 홍보에 힘쓰는 이유는 과금 구조 때문이다.
누군가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면 서버가 필요한데, 소규모 스타트업이나 AI가 주요 서비스가 아닌 기업에서는 직접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것보다 서버를 임대해서 쓰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 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다.
A사의 서비스는 클라이언트가 서버를 얼마나 많이 썼느냐에 집중해 요금을 책정한다.
고객사가 쓴 만큼 매출이 오르기 때문에, AI를 시도하는 고객이 많아질수록 A사의 매출은 오른다.
컨설팅 기업도 AI 바람을 타고 순항 중이다.
AI에 관심은 있지만 사업방향을 확신하지 못하는 회사들이 컨설팅 기업에 도움을 요청하고, 이는 고스란히 컨설팅 업체의 수익이 된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현재 수익의 20%가 AI와 연관이 있다. 맥킨지&컴퍼니도 올해 수익 중 40%가 AI 연관일 것으로 봤다.
뉴욕타임즈는 "IT 업계가 생성형 AI로 돈 버는 방법을 고심하는 사이 컨설팅 기업들은 이미 현금화를 시작했다"고 썼다.
대규모 냉각장치사업을 해 온 국내 B사도 AI 열풍에 맞춰 노출을 늘리는 모양새다. 서버용 칩들의 발열이 심해 데이터센터에는 냉각 기술이 중요하다.
B사와 유명 유튜버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영상에서는 B사의 대규모 공장의 현장 영상과 함께 과거 고객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대중의 관심사가 AI에 있다는 것은 현장 엔지니어의 증언에서도 느껴진다.
영상에서 B사의 엔지니어는 "사람들이 AI에 주목하면서 대중도 냉각장치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기쁘다"며 웃었다.
AI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포트폴리오에서 AI 비중을 높이고 있는 한 국내 기업 C사의 CEO는 해외 출장에서 만난 글로벌 기업 CEO들도 AI의 미래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 CEO들도 AI의 수요에 대해서는 '신이 알 것(God knows)라고 말했다. 그들도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C사가 AI에 계속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과소투자보다는 과잉투자가 낫다는 말도 있지 않나. 지면 죽는다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흔들리지 않고 계속 간다"고 답했다.
엔비디아는 AI 열풍의 가장 확실한 수혜자다. 많은 기업들이 AI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엔비디아 상품은 많이 팔려나간다.
그런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AI 투자가 가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세계는 AI 세상이 되어가고 있고, 수요는 오를 것이다."
수요의 근거를 수요로 댄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는 내년 AI 분야에 1조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에 투자를 늘려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노리겠다는 포부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