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등 상장 요건 이미 갖춰... 통일주권 유통 등 IPO 위한 내부 정비도 진행
'적자행진' 실적은 IPO에 걸림돌... 흑자전환 위한 추가 히트상품 필요성↑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캐롯손해보험이 기업공개(IPO)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원수보험료를 늘리며 덩치를 키우는 한편, 통일주권을 유통하는 등 내부 준비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다만 출범 이래 줄곧 적자에 머물러 있는 실적이 IPO에 최대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캐롯손보의 원수보험료는 2459억3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총 원수보험료(4121억3400만원)의 59.7%에 해당한다.
보험종목별로 보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가 2085억7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3% 늘었고 일반보험 원수보험료는 373억6000만원으로 20.5% 증가했다. 캐롯손보를 두고 IPO에 맞춰 착실하게 체급을 불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증량'을 통해 상장 요건을 갖추는 데 이미 성공했다는 점 또한 캐롯손보로서는 고무적인 부분이다.
기업이 IPO를 통해 코스피에 상장할 때 필요한 요건은 ▲매출액 1000억원 ▲자기자본 300억원 ▲발행주식 100만 주 등이며, 코스닥 기준은 ▲매출액 30억원 ▲자기자본 10억원 ▲발행주식 30만주 등이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매출액 5203억원, 자기자본 2210억원, 발행주식 5965만주를 기록하며 코스닥·코스피 상장 요건을 충족했다.
이와 함께 캐롯손보는 기존 주식의 전자증권 전환을 완료하고 지난달 1일부터 통일주권을 유통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IPO에 대비한 '몸 만들기'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전자증권은 종이증권을 전자 형태로 변환한 것이며, 통일주권은 주식 거래의 표준화와 효율성 증대를 위해 금융당국이 정해놓은 방법에 따라 발행한 주식을 의미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증권 전환과 통일주권 발행은 비상장 기업이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진행하는 대표적인 사전절차"라며 "캐롯손보가 꾸준히 내부를 정비하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여전히 적자인 실적이 IPO에 집중하는 캐롯손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적자 상태에서는 시장에서 적절한 가치를 평가 받을 수 없는 만큼, 캐롯손보가 IPO에 앞서 흑자전환부터 이뤄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캐롯손보는 지난 2019년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출범한 이후 계속에서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19년 91억원·2020년 381억원·2021년 650억원·2022년 795억원·지난해 7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올 상반기 캐롯손보의 순손실은 3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손실폭이 143억원 증가했다. 흑자전환이 절실한 상황에서 실적이 되려 악화된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캐롯손보가 핵심상품인 자동차보험 외에 다른 무기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출범 이후 현재까지 자동차보험을 바탕으로 외형성장을 이루는 등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지만, 수익성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려줄 추가적인 히트상품 또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 전반에 대형사 쏠림 현상이 심한 가운데 캐롯손보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손해율 관리가 쉽지 않은 자동차보험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로는 실적을 개선시켜 IPO를 추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캐롯손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외에 여행자보험이나 운전자보험과 같은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는 등 수익성 다각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주력인 자동차보험의 수익성 역시 데이터 기반의 신상품 출시 등을 통해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