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먹고 성장하는 금융지주 에프앤아이...그 이면이 불편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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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먹고 성장하는 금융지주 에프앤아이...그 이면이 불편한 이유는?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7.15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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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L 투자사 5곳, 1분기 영업이익 전년대비 41% 증가
금융지주들도 NPL 시장 등판해 경쟁 중
건설·부동산업 업종 위주로 NPL 크게 늘고 있어
시장 확장 대비 실탄 장전 중
"부실기업 늘 수록 두 회사 실적 좋아지는 구조라 씁쓸"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부실채권(NPL) 투자 시장이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금융지주들 중에서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NPL 시장에서 자웅을 겨루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함에 따라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부실기업이 늘고 있어 씁쓸한 호황이 이어진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12차례 연속 기준금리가 동결됨에 따라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적어도 내년까지는 NPL 시장이 호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NPL 매입을 전문으로 하는 투자 전문 회사들의 실적이 늘고 있다. 통상 금융권 대출은 부실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된다. 이 중 연체 기간이 3개월을 넘는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고정이하여신은 NPL로 분류돼 집중 관리된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 하나에프앤아이,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신에프앤아이, 키움에프앤아이 등 NPL 투자사 5곳의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이익 총액은 560억7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397억8200만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41%(162억9700만원) 증가한 수치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유암코가 1분기 309억55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위를 달렸다. 이어 하나에프앤아이(137억5200만원), 대신에프앤아이(78억4300만원), 우리금융에프앤아이(34억7600만원), 키움에프앤아이(5300만원) 순이다.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눈여겨볼 점은 금융지주 중에선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계열사가 업계 내 상위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년 말 기준 하나에프앤아이의 시장 점유율은 23.7%로 나타나 2위를 기록했다. 2022년 설립돼 후발주자인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또한 같은 기간 12.6%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영업이익 외 실적 역시 견조하다. 작년 하나에프앤아이·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당기순이익은 약 541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312억원 대비 73.4%(229억원) 늘었다. 

이처럼 두 지주가 NPL 시장에서 급격한 실적 성장을 이룩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이면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그만큼 국내 기업들의 부실이 늘어나야 실적이 성장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고금리 기조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대출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는 기업이 늘고 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NPL 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각각 1.85%, 0.4%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2분기(2.07%), 2019년 3분기(0.42%) 이후 각 4년 9개월, 4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특히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같은 기간 각각 7.42%, 5.86%로 집계돼 2015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후 가장 높았다. 

시장이 씁쓸한 호황을 맞자 두 회사는 공격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섰다. 5월 말 하나에프앤아이는 자금 모집을 위해 2000억원 가량의 회사채 모집에 나섰다. 1조2310억원 어치의 주문이 몰리자 하나금융 측은 2000억원을 증액해 총합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어냈다.

우리금융 또한 같은 달 이사회를 열고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에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자기자본은 3200억원대로 증가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측면에서 NPL 시장 공략을 해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한편 기업들은 쓰려져 가는데 금융지주들은 배를 불린다는 세간의 비판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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