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의 게임 기행] 엔씨 배틀크러쉬, 빠른 전개와 쉬운 조작을 앞세운 '캐주얼' 배틀로얄..."엔씨가 달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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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의 게임 기행] 엔씨 배틀크러쉬, 빠른 전개와 쉬운 조작을 앞세운 '캐주얼' 배틀로얄..."엔씨가 달라졌네"
  • 윤정원 기자
  • 승인 2024.07.02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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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매력적 캐릭터, 다채로운 신화 아이템 눈길
-짜릿한 타격감, 무너지는 전장... 박진감 넘치는 전투

[녹색경제신문 = 윤정원 기자]

[캡쳐=윤정원기자]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가 신작 '배틀크러쉬'를 27일 정식 출시했다. 본 신작은 그간 선보였던 MMORPG와는 다른 장르의 캐주얼 게임인데, 그동안 부진했던 성적을 만회하려는 엔씨의 색다른 시도로 보여진다. 하지만 본 신작에 대한 출시 전 반응은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그도 그럴것이, '리니지' 시리즈의 약탈적 BM으로 유저들에게 신뢰를 저버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밉상' 이미지와 타 경쟁작의 등장으로 엔씨소프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매출액 3979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7%, 68% 감소한 성적이다. 

엔씨, 새로운 장르 게임과 BM(비즈니스모델)로 전화위복 기회 노려

이에 엔씨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장르의 게임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배틀크러쉬'의 출시도 이러한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배틀크러쉬'를 언급하며 "부정적 이미지 쇄신을 위해 유저 친화적으로 게임사업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본 신작은 지난해 출시된 게임 '쓰론 앤 리버티'와 마찬가지로 '배틀패스' 형식의 BM을 가져왔다. 

배틀패스란 게임 플레이를 통한 레벨 업이나 일일/주간 과제를 통해 진척도를 올려 각종 치장 및 게임 화폐 보상을 얻는 시스템을 말한다. '배틀크러쉬' 내에선 일일 보너스, 일일 과제, 매일 로그인 보상을 통해 게임 화폐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원하는 캐릭터를 구입 가능하다.

많은 유저가 우려했던 BM모델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인게임 내 확률 요소는 존재하지 않으며 캐릭터의 코스튬과 감정표현 등 과금 내용은 게임 승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원하는 캐릭터 획득에는 650 크리스탈이 필요하지만, 인게임 재화를 통해 영혼 조각을 모으는 것으로도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확실히 엔씨소프트의 달라진 모습이 눈에 띈다. 뿔난 민심을 되돌릴 가능성이 계속해서 보이는 듯 하다.  

배틀로얄 시작 전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 [캡쳐=윤정원기자]

 

'배틀크러쉬'는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을 표방한다. 한판에 30명이 참여하며, 3명이 한 팀이 되어 대난투 끝에 승리를 거머쥐는 형식으로 게임이 전개된다. 유저는 15개의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데, 신규 유저에게는 총 3개의 캐릭터가 무료로 제공된다.

해머를 사용하는 롭스, 궁수 디아나, 동료의 체력을 회복해주는 힐러 프레이야다. 캐릭터들은 저마다 특화된 능력이 있으므로 여러 캐릭터를 사용해 본 뒤 자신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게임 한 판당 7~8분 정도의 시간으로, 가볍게 여러 번 즐길 수 있다. 

본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칼을 휘두르는 것을 좋아하면 칼솜씨가 뛰어난 랜슬롯, 킹아서 등의 캐릭터가 적합하다. 근거리 공격에 자신이 없으면 원거리로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는 캐릭터를 사용하면 된다.

야구방망이로 적을 난타하는 NC 다이노스의 슈퍼스타 단디, 야구공을 던지는 NC 다이노스 최강 투수 쎄리 등 엔씨소프트 야구단 캐릭터도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기자는 '쎄리' 캐릭터가 타격감 면에서 훌륭하다고 느꼈다. 멀리서 도망가는 적을 야구공으로 타격해 맞췄을 때의 짜릿한 타격감이 이 게임의 숨은 묘미다. 

포세이돈, 우르스, 롭스 같은 신화 속 인물도 존재한다. 적을 알아야 승리하는 법. 각 캐릭터들의 특징과 강, 약점을 알아야 덜 맞고 더 때릴 수 있다. 피하는 것도 공격의 일종이다. 조작법이 익숙해지면 게임이 더 재밌어진다. 조작은 약공격, 강공격, 궁극기, 회피, 방어로 비교적 단순하다. 각 캐릭터마다 가진 궁극기 기술을 알아가는 것도 일종의 재미이다. 

맵에서 시작 위치를 결정한다. [캡쳐=윤정원기자]

 

게임 방식은 '리그 오브 레전드'(MOBA)같은 전투에 '배틀그라운드'(배틀로얄) 요소를 도입했다고 이해하면 쉽다. 게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5~30초 정도의 로딩 끝에 팀이 매칭된다. 여신의 호수, 공원, 검의 무덤, 밀밭 등 맵에서 시작 위치를 선택한다. 보통 팀이 한곳에 모이는 게 유리한데, 이때 유저간의 눈치게임이 시작된다. 유저들이 많이 몰리지 않는 곳에 시작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

'신화' 아이템 쟁탈전 치열...눈물겹도록 어렵지만 보상은 확실

게임을 진행해본 결과, 유저들은 보통 '신화' 아이템이 위치한 곳에 많이 몰린다. 아이템은 고급, 희귀, 영웅, 전설, 신화 등급으로 나눠져 있고, 착용한 아이템의 등급이 높을수록 적에게 더 많은 타격이 가능하다. 

황금 기사의 대궁, 포세이돈의 삼지창, 기사회생의 반지, 창조주의 가호 등의 신화 아이템은 게임 시작 전 누구나 알 수 있게 위치가 노출된다. 이 아이템을 잠금 해제하는데 만 해도 7~8초가 걸리기 때문에 가끔은 눈물겨운 사투가 벌어지기도 한다. 물론 이에 대한 보상은 확실하다. 힘들게 해금에 성공한 아이템을 활용하면 원킬은 손쉽게 가능하고 투킬, 쓰리킬도 노려 볼 수 있다. 팀이 승리하면 경험치가 상승해 더 높은 레벨에 오를 수 있다. 

신화 아이템을 잠금 해제하고 있다. [캡쳐=윤정원 기자]

 

'배틀크러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전장이 좁아지는 형태로 전개된다. 유저들은 불타는 지형을 떠나 안전지대로 이동하며 교전을 반복하게 된다. 이 때문에 화려한 액션이 오히려 단점이 되기도 하다. 막에 다다를수록 전장은 손바닥만 해지는데 그에 비해 액션과 모션이 크다보니 공격해야 하는 목표물을 빠르게 캐치하기가 힘들다. 피로감도 덤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해야 할까. 

또한, 스태미나(체력)가 충분치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운이 나쁘면 상대방의 공격 몇 방에 1분도 채 안 돼서 죽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살려면 스태미나를 회복해 주는 물약 3개를 구비하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물약 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초반부터 힘을 빼면 끝까지 살아남기가 힘들다. 따라서 결국 게임의 목표가 '모든 캐릭터가 모여서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파밍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것'으로 허망하게 귀결된다. 이것이 '배틀크러쉬'가 해결해야 할 난제다. 맵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운 유형의 맵 출시, 그리고 유저가 질리지 않도록 전개를 리뉴얼하는 식으로 가야 유저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팀이 승리하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캡쳐=윤정원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씨의 첫 대전액션게임 도전작임을 감안한다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아님을 증명한 것 같다. 엔씨가 '배틀크러쉬'를 통해 악명높은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을지, 아니면 기존의 악습을 답습할지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총평: 짧으니까 부담이 덜 돼서 자꾸만 손이 가는 게임. 앞으로 더 많은 시즌을 내준다면 안 물리고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줄평: 엔씨의 환골탈태(엔씨가 변했네)

별점: ★ ★ ★ ☆

윤정원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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