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글로벌 영토확장에 나선 증권업계 '톱2'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상반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IB'에 초점을 맞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반면 미래에셋의 경우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이머징마켓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기자본 규모를 비롯해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프론티어 역할을 할 수 있는 회사는 미래에셋과 한투증권 두 곳뿐"이라면서 "두회사 모두 오너가 주도적으로 해외진출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가운데 자본 활용에 있어 사뭇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전체 이익의 20% 이상을 해외에서 발생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그룹 비즈니스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인도법인에 대한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리며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브로커리지 기반 증권사인 쉐어칸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홍콩법인의 자본을 활용해 인도법인에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인수한 쉐어칸은 총 임직원수 3500여명, 총계좌 약 300만 계좌, 현지 업계 10위 수준의 증권사다. 또 인도 전역 400개 지역, 130여개 지점 및 4000명 이상의 비즈니스 파트너(외부 전문 투자 네트워크)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인도 현지 증권사와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4년 안에 인도 5위 내의 증권사를 만든다는 목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 인도법인의 경우 2022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리테일 사업을 전개 중에 있다"면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하여 브랜드 가치 제고 및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3월말 기준으로, 100만 고객을 돌파하며 성장을 계속하고 있으며, 현지화 전략을 통해 비즈니스를 확장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미국 스티펠 파이낸셜그룹을 비롯해 칼라일 그룹, 앵커리지캐피탈 등과 협엽 관계를 구축해 미국 IB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국내에선 탑이어 IB하우스임은 분명하나 해외시장, 특히 미국에서의 네임벨류는 부족하다"면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합작사 형태로 진출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미국에만 SF크레딧파트너스, KIS US, KIS America 등 현지법인 3곳을 운영 중이다.
특히 미국 스티펠 파이낸셜 그룹과 합자한 SF크레딧파트너스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사모대출·인수금융에 주력하면서 설립된 지 1년 만에 누적손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또한 최근엔 앵커리지캐피탈(Anchorage Capital)과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사업 확대를 위한 협업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앵커리지캐피탈과의 협업은 국내 금융사의 참여가 제한적인 CLO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매력적인 금리와 안정성을 보유한 인수금융 딜을 상품화해 국내에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