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편으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빨라질 듯
이에 따라 은행권 비금융 및 신사업 출발 속도화
금융위원회가 2일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이 더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개편한다고 밝혔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제도란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일환으로 국내에 영업소를 둔 상법상 회사와 금융회사 등을 대상으로 기존 금융 서비스에 비해 차별성이 인정되는 금융업 등에 대해 한시적인 규제 적용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 등은 일정 기간 새로운 서비스를 시장에서 테스트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금융위는 이번 개편안을 통해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초기에 도입된 '수요조사'를 종료한다.
금융위 측은 "현장 핀테크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현재 운영 중인 수요조사 컨설팅의 결과 회신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라며 운영 방식 개편의 배경을 설명했다.
수요조사는 제도 도입 초기에 해당 제도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핀테크 기업들에 금융위‧ 금감원과 금융권 협회, 핀테크지원센터 등이 상담과 자문을 제공하고 사업 지정 심사 기준에 맞춰 금융서비스의 범위 및 업무 방법, 금융 소비자 보호 및 위험관리 방안 등을 세부적으로 마련했는지 검토하고 컨설팅해 주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금융규제샌드박스 제도가 시행된 지 5년이 경과되고 혁신금융서비스 신규 지정 건이 300건을 넘어선 현재는 제도가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고 신청서들의 질적 수준도 많이 향상됐다. 또한 금융규제 샌드박스 홈페이지에서 그간의 지정 사례들을 확인하고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어 수요조사의 필요성은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또한 수요조사 신청 후 회신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 경우가 생겨 인력‧자본 등이 제한된 상황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핀테크 기업 등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 규제 특례를 적용받아 시장에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시점 등을 가늠하는 데 어려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수요조사 형식의 컨설팅을 종료한다. 대신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을 희망하는 업체들은 공고된 기간에 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절차의 진행이 보다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한다.
수요조사는 5월3일부터 종료된다. 다만 수요조사 신청을 준비 중이던 업체들을 위해 2주의 유예기간을 두고 이메일로 수요조사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미 접수한 수요조사 신청서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실무 검토 의견을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위 측은 "이번 개편 사항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이후에도 정책 환경의 변화, 핀테크 현장의 요청 등을 고려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제도의 보완 필요 사항을 지속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간편화하면서 은행권의 신사업 및 비금융 사업의 출발도 편리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의 'KB리브모바일'이 혁신금융서비스를 활용해 비금융 사업을 성공적으로 시작한 바 있다.
KB리브 모바일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이다. KB리브모바일은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제1호로 지정돼 ▲알뜰폰 사업자 최초의 5G 요금제 및 워치 요금제 출시 ▲24시간 365일 고객센터 도입 ▲멤버십 혜택과 친구결합 할인 제공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 등 다양한 혁신을 선보이며 알뜰폰 이미지 제고와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이후 혁신금융서비스 기한이 만료되고 KB국민은행이 금융위에 알뜰폰 사업을 공식 부수 업무로 신청하고 금융위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알뜰폰 서비스가 정식 은행 부수 업무가 됐다. 이로써 KB국민은행은 비금융사업을 정식 부수 업무로 인정받은 금융권의 첫 사례가 됐다.
정지원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