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개정으로 절차상 신속 대응 가능해져
통장협박, 간편송금을 통한 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기에 대응해 신속한 피해구제 절차를 마련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통장협박은 자영업자에게 소액을 송금한 후 자영업자의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해, 이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수법이다. 온라인에 계좌번호가 공개돼 있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이런 사기가 주로 이루어진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통장협박 피해자가 피해금 편취 의도가 없음을 소명하는 객관적인 자료(협박문자 등)를 가지고 금융회사에 이의제기를 신청하면 피해금과 관련이 없는 부분에 대한 신속한 지급정지 해제가 가능해졌다.
금융위는 “사기범은 지급정지 해제 권한이 없으므로 합의금을 절대 송금하면 안 된다”며 “개정 법률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8월 초 이전까지는 통장협박에 응하지 말고 피해자와의 합의중재를 은행에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간편송금 방식으로 이전시켜 계좌추적을 어렵게 하는 지능적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서도 범인 계좌에 대한 신속한 지급정지 및 피해금 환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간편송금이란 상대방 계정이나 전화번호 입력만으로 상대방 계좌로 송금 가능한 금융서비스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톡 송금하기 기능이 있다.
기존에는 간편송금을 이용해 피해금이 사기범 계좌로 송금되면, 해당 계좌 정보는 선불업자만 알고 있고 금융거래정보이기 때문에 정보 공유가 제한돼 해당 계좌를 지급정지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 통과에 따라 금융회사의 금융거래목적 확인을 의무화하는 법적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와 관련된 경우 계좌 개설을 거절하고, 증빙자료 미비 시 한도제한 계좌로 개설할 수 있게 돼 피해 규모를 줄이고 대포통장 등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정부의 법률 공포 절차를 거친 뒤 공포일로부터 6개월 후 시행될 예정이며, 금융위는 시행령 등 하위규정을 조속히 마련해 차질없이 법 시행을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창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