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시장 점유 경쟁 치열
생성형 AI로 데이터 처리량이 방대해진 가운데 HBM3e 상용화 시기가 초미의 관심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분야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가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첫선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AI 기술이 일상 기기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점차 사용 범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초기에는 고성능 컴퓨터, AI 칩,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HBM3e는 AI용 메모리의 이용에 우려였던 속도, 발열, 고객 요구를 반영해 성능이 대폭 상승했다.
황현 SK하이닉스 DRAM 상품 기획 TL은 “기존 HBM3에 비해 HBM3e는 속도는 1.3배 빠르고, 용량은 1.4배 높아졌다. 동시에 전력 특성을 10% 개선하면서도 HBM3 JEDEC 규격을 기반으로 제품 호환성까지 확보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로는 HBM3e는 FHD(Full-HD)급 영화(5GB = 5기가바이트) 23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의 초당 1.15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열 방출 측면에서는 고방열 신소재인 MUF(Molded Under-Fill) 소재의 적용과 칩 간 적층 높이를 줄여 이전보다 개선된 방열 성능을 달성했다. HBM3를 염두에 두고 구성한 시스템에서도 설계나 구조 변경 없이 신제품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3e 상용화 준비와 함께 HBM4 개발도 준비해 2026년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업계 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도 HBM 사업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6년 HBM 사업을 시작하여 HBM3e 샘플을 제공해 이번 12월 엔비디아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부사장은 “HBM4를 2025년을 목표로 개발중이다.”라고 밝히고, “NCF(비전도성접착필름) 조립 기술과 HCB(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통해 방열 성능을 높일 것이다.”라고 전하며 SK하이닉스와 다른 기술을 드러냈다.
아직까진 10% 미만의 점유율을 가진 마이크론은 고객사 엔비디아에 먼저 HBM3e 샘플을 공급해 내년 대만 공장을 중심으로 SK 하이닉스보다 빠르게 출시 예정이다. 다만 트렌드포스는 마이크론의 내년 HBM 점유율을 3~5%로 예상해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HBM의 생산 요청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제품이 상용화되면 AI시장이 질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빅 3사는 2년 주기로 HBM의 세대전환을 이루며 비약적인 성능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HBM3e를 능가하는 HBM4는 2026년 출시될 예정이다.
SK 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2024년까지 고객에게 제공할 HBM 물량이 매진되었으며, HBM의 후반 공정 TSA 기술을 구현할 설비투자를 당해보다 더욱 확대할 것이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기존 적자 상황과 고객들의 전방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기에 효율성에 기반해 투자를 늘릴 것이다.”라고 전했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SK 하이닉스가 현재까지 가장 빠르게 HBM 사업 전략을 펼치며, 고객사에 원하는 조건을 가장 신속하고 만족스럽게 맞춰줬기에 시장 점유율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한서율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