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도태 및 GA 채널 이직 등이 원인
고아계약 우려...“전체 채널 효율화 고민”
농협생명 설계사 정착률이 내림세다. 13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보험설계사가 신규등록 후 1년 이상 정상적 보험모집 활동에 종사하는 인원의 비율을 의미한다.
코로나19, GA(법인보험대리점) 이직 등의 영향으로 전체 생명보험사 정착률이 하락했다. 이중 농협생명은 최하위에 속한다. 계묘년 상반기 20% 미만의 정착률을 보였다. 최근 3년간 지속 하향해 고아계약 등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 말까지 조사된 생보 12곳 중 농협생명의 13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13.6%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8.5%p 하락한 수치다. 12개 평균 (37.5%)를 크게 밑돈다.
생보사 12곳 중 두 번째로 낮다. 가장 낮은 곳은 라이나생명으로 3%를 기록했다. 하지만 라이나생명은 TM(텔레마케팅) 판매 자회사 ‘라이나원’을 출범하면서 직원 이동이 일부 발생한 이유가 존재했다.
이와 달리 농협생명은 자회사가 없다. GA로의 직원 이동 이슈가 원인이 될 확률이 낮다. 이 같은 배경에도 농협생명 정착률은 최근 3년간 지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26.6%, 2022년 18.8%, 올 상반기 13.6% 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주요 채널은 농축협 채널로 설계사 조직이 타사에 비해 몇백 명 안되는 인력이 적은 편”이라며 “활동을 안 하시는 분들이 자연적으로 도태되는 비율이 가장 높으며, 업계 전반적으로 GA 설립을 많이 하면서 GA로 이동하는 설계사분도 적은 비율로 있다”고 설명했다.
설계사 자연적 이탈은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보험설계사 수는 6500명 감소했다. 거리두기 제한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수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제한이 심했던 2021년 생명·손해보험 설계사 월평균 소득은 각 323만원, 256만원이다. 2년간 연평균 2.0%, 7.6% 감소했다. 업계 전속설계사 정착률은 47.5%로 2.9%p 줄었다. 같은 기간 생보사 13월차 정착률은 41.2%다.
GA로의 이동도 이유로 지목된다. 지난해 전속설계사는 16만2775명으로 전년 대비 4.4% 줄어든 반면 GA 설계사는 0.7% 오른 24만9251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생보사는 손해보험사에 비해 저성장 속도가 가속화하면서 자회사형 GA를 통한 제판 분리(제조판매 분리)를 꾀하고 있다. 자회사형 GA는 영업력 제고, 전문성 확보, 비용효율성 개선 등의 이점이 존재한다.
올해 7월 기준 자회사형 GA를 보유한 생보사는 9곳으로 최근에도 AIA생명 등 여러 생보사가 자회사형 GA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 전반적인 생보사 정착률은 줄고 있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2.2%p 하락한 39%, 올 상반기는 1.5%p 내려간 37.5%다. 이와 달리 손보사는 지난해 52.2%, 올 상반기 52.5%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고아계약 우려가 나온다. 설계사 이직이 발생하는 경우 소비자는 사후 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지고, 그 과정에서 계약 유지 가능성이 저하될 확률이 높다.
또 보험사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은 “판매인력이 유출되면 추가적인 채용 및 교육 비용이 발생하고 모집생산력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고아계약은 해약률 및 이탈률이 높아 계약 유지율 저하로 이어지고 보험사 수익성 악화와 조직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농협생명은 전체 채널 효율화를 위해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TM, 농협 채널, 사이버 마케팅 등 모든 채널의 효율화를 위해 지속해서 설계사 유지, 모집 인력 방안 등을 검토 및 실행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결과는 내년쯤 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