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NH농협생명, '건전성 악몽' 털고 고공행진···'공격적 자본확충·보장성 강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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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NH농협생명, '건전성 악몽' 털고 고공행진···'공격적 자본확충·보장성 강화' 효과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7.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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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RBC 147%...자본잠식 위기에 건전성 우려 증폭
- 공격적 자본확충 단행...1분기 K-ICS 비율 325.5%로 업계 최고치
- 보장성 포트폴리오 강화도 한 몫...4월 누적 보장성보험 신계약 98.2%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금리 인상 여파에 건전성 비율 '뚝'...자본잠식 위기까지

지난해 건전성 악화를 겪었던 NH농협생명이 올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1분기 K-ICS (신 지급여력제도) 비율은 업계 최고치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보장성 보험의 성장세도 예사롭지 않아 향후 우량 보험사로 도약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K-ICS는 IFRS17(새 회계제도) 하에서 보험사 지급여력을 측정하는 제도로 계묘년부터 RBC(지급여력) 비율을 대체한다. K-ICS는 기존과 달리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으로 산출하며, 부채와 자산을 모두 시가 평가하는 특징을 가진다. 업계에서는 150%를 넘으면 건전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3월 말 회사의 별도 기준 순익은 1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88% 상승한 1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제공=NH농협생명]
[제공=NH농협생명]

지난해 당해 1분기 회사의 RBC 비율은 131.55%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밑돈다. 건전성 개선 노력으로 6월 말 184.62%까지 끌어올렸지만, 9월 106.82%를 기록해 건전성 우려를 키웠다. 10월 말 수시검사에서는 보험업법 규정 100%를 크게 밑도는 24.3%로 조사돼 건전성 우려가 증폭됐다.

이는 금리 인상 여파다. 회사는 과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하에 기존 금융자산 전량을 매도가능자산으로 재분류했다. 금리에 민감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금리 인상은 지속됐고 회사의 채권 평가 손실액은 대폭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자본잠식도 겪었다. 작년 말 회사의 자본은 –1452억원으로 기록됐다.

회사는 즉각 자본 적정성 관리에 고삐를 조였다. 유상증자와 후순위채를 발행해 공격적인 자본확충을 단행했다. 지난해 자본확충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이러한 노력에 12월 RBC 비율은 147.45%로 올랐다. 그래도 권고치를 밑돌아 위기는 지속됐다.

보장성 위주 판매와 IFRS17 효과 '톡톡'...위기 '극복'하고 우량보험사로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 다른 출발을 보였다. 1분기 회사의 순익은 60% 이상 증가했다. 더 눈에 띄는 점은 경과조치를 적용한 K-ICS 비율이다. 325.5%로 업계 최상위 비율을 기록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1월 신종자본증권 2500억원을 발행했고, 국고채 금리 하락으로 채권 평가액이 많이 발생한 영향”이라며 “자산 부채 재분류에 따라 자산이 재평가되면서 이익이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K-ICS 경과조치와 IFRS17 도입, 보장성보험 큰 폭 성장 등이 농협생명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출처=NH농협생명]

농협생명은 연초 보험, 주식, 금리위험 리스크에 K-ICS 경과조치를 신청했다. 경과조치 전 비율은 175.48%로 28.03%p 상승한 수치다. 경과조치는 K-ICS의 안전한 연착륙을 위해 도입됐다. 경과조치를 신청한 보험사는 부채 시가 평가에 따른 책임준비금 증가와 보험·금리·주식 위험액에 따른 부담을 최대 10년간 점진적으로 인식한다.

IFRS17 적용으로 자본잠식도 완전히 탈피했다. 금리 상승기 부채를 시가 평가하면서 부채 규모가 줄고, 자본이 큰 폭 늘었다. 1분기 자본은 5조3986억원으로 확대됐다.

한국신용평가원 위지원 실장은 “IFRS17에서 보험부채가 감소하며 자기자본은 회복될 전망이다”며 “K-CIS(지급여력비율) 경과조치를 기반으로 한 지급여력비율은 업계 평균 내외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고 규제 변화에 대한 일정 수준의 자본 여력으로 보유한다”고 평가했다.

보장성 상품의 성장도 주목할만하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1월부터 4월까지 농협생명의 보장성보험 신계약 건수는 일반계정(보장+저축) 전체의 98.2%인 71만4447건으로 집계됐다. ‘빅3’(삼성·한화·교보)의 기록을 넘으며 생보 22곳 중 1위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보험 포트폴리오 개선은 과거부터 지속해왔다”며 “특히 시장 상황과 판매 채널을 분석해 소비자 관점에서 상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 노력이 성과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농협생명은 보장성보험 신상품 2종을 내놨다. 한 상품은 판매 일주일 만에 5000건을 돌파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생명은 방카슈랑스(은행 보험) 채널로 저축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저축성 보험이 부채로 인식되는 IFRS17에서 우려가 컸다”며 “그러나 현재 보장성 상품이 급속한 상승을 이루고 있고, 이는 농협생명의 낮은 수익성을 보완하고 새 제도에서 수익성 위주의 성장을 실현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배경에 중장기적으로 농협생명은 '생보사 5위권'을 위협하는 보험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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